지난 8~9일 이틀간 양산시가 지역 정치권과 함께 진행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지도60호선 노선변경’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날 정치권에서 노선변경 가능성을 묻자 김일권 양산시장은 “지속적인 노선 변경 요구 민원으로 인해 경남도에 수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모두 ‘변경 불가’ 답변만 받았다”며 “더욱이 마지막 공문은 ‘만약 양산시가 (변경한 노선으로) 타당성 용역 결과를 첨부해 요구한다면 가능한가?’를 물었는데, 그 역시 ‘현시점에서 노선변경은 불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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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60호선은 부산 기장~양산~김해를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다. 부산 정관면 월평교차로를 출발해 북정 신기마을, 강서 유산공단, 원동 화제마을을 거쳐 김해 상동면 매리마을로 이어지는 9.43km다.
이 가운데 월평교차로~신기마을 1단계 구간은 2018년 준공돼 개통했고, 2단계 구간인 유산~매리는 현재 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국지도60호선이 갑작스러운 설계변경으로 문제가 많다며 최초 설계안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2015년부터 꾸준히 주장해 왔다.
최초 노선은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북부천을 따라 고가도로(신규)를 지나 회현터널과 오봉터널(신규)을 통과하는 설계안이었다. 하지만 북부천 고가도로 건설에 따른 인근 주민 조망권 침해, 소음, 도심 미관 저하 등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따라 옛 경부고속도로 양산나들목에서 양산대교를 건너 유산공단으로 통하는 기존 도로를 활용해, 유산공단을 통과해 오봉터널로 진입하는 현재 노선이 완성된 것이다.
이로 인해 원동면 화제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유산공단 일부 공장이 편입되는 등 피해가 커 지역에서 또다시 노선변경 필요성이 대두했지만, 경남도와 부산국토관리청의 불가 입장이 확고해 사실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양산시 설명이다.
더욱 큰 문제는 막대한 보상비다. 현재 노선대로라면 유산공단을 관통하면서 화학공장을 비롯한 일부 공장이 편입돼 700~800여억원에 달하는 보상비를 양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국지도 공사비는 국가가 보상비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데, 경남도가 동지역 보상은 지자체(양산시)가 책임지는 것으로 지침을 정하면서 사실상 천문학적인 보상비를 떠안게 된 것”이라며 “현재 동지역 보상도 도비로 충당해 달라고 요구한 상황으로, 수용되지 않으면 유산공단 구간 보상금 집행을 당분간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