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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숨 좀 편하게 쉽시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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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숨 좀 편하게 쉽시다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3/30 16:12 수정 2021.03.30 16:12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일상에서도 호흡 조절을 통해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흥분이나 긴장이 심할 경우 내쉬는 호흡을 길게 하면 이완과 평정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우울감이나 무기력한 상태에 빠졌을 경우 들이쉬는 숨을 조금 길게 하면 활력을 얻기 유리하다. 이처럼 호흡 조절을 통해 감정 상태까지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명상 초심자의 경우 우선 호흡은 내려놓고, 의식만 단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전에 훈련을 거치지 않고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호흡을 하다가 잘못되면 호흡이 엉키게 되고, 이것이 굳어지면 동양적 관점의 생리적 균형감으로 볼 수 있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깨지거나 기(氣)가 체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원불교 교사」를 보면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젊은 시절 수행하실 때 폐인의 모습으로 ‘배(腹中)에 큰 적(積)’이 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런 증상을 일러 ‘선병’(禪病)이라고도 한다. 초심자는 호흡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고 무념식(無念息: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내려놓음)을 해 단전 집중의 힘(意守丹田, Grounding of Elixir Field)을 기르고 난 뒤 출장식이나 입장식과 같은 유념식(有念息: 호흡에 의식을 집중)을 통해 지속적인 공을 들이도록 한다.

또한, 금기할 것은 호흡을 중간에 참거나 멈추는 ‘지식’(止息)이다. 인위적으로 호흡을 늘이거나 심지어 들숨과 날숨 사이에 호흡을 멈추는 방법으로 명상할 경우 뇌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산소 공급이 부족하게 돼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범할 수 있다.

숨을 참으면 체내 가스 교환 능률이 떨어지고, 노폐 가스가 체내에서 늘어나서 멈추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탄산가스의 혈중농도가 높아진다. 우리가 흡수하는 산소의 약 1/3을 뇌에서 소모하는데, 그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하면 뇌세포 노화현상으로 직결된다.

또 ‘지식’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현상을 유발한다. 여기서 오는 저(低) 산소 증세 발생은 부정맥, 폐동맥,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흔히, 호흡 수행을 통해 어떤 종교적 대상을 보거나 만나는 등 신비체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개 이것은 인위적인 ‘지식’을 통한 일종의 정신적 부작용이라고 봐도 거의 틀리지 않는다.

간혹 들이쉬는 숨을 몇 분 정도하고 내쉬는 숨을 몇 분씩 단전으로 내릴 수 있다며 호흡의 길이를 늘이는 것으로 수행의 척도로 삼는 경우가 있다. 명상은 숨 참는 연습이 아니므로 호흡의 길이로 그 경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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