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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다섯 가지 마음 닦는 법: 자비관(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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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명상생활] 다섯 가지 마음 닦는 법: 자비관(慈悲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5/18 14:23 수정 2021.05.18 02:23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다섯 가지 부정적인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법인 오정심관의 두 번째인 ‘자비관’(慈悲觀)은 화가 많은 사람에게 알맞은 명상이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한 폐쇄적 사회 분위기 속에 ‘욱’하며 일어나는 분노조절장애 사건이 증가하는 시기에 자비관은 빛을 발한다. 이 명상으로 나를 비롯한 모든 중생의 평온과 유익을 바라는 자비로운 마음을 길러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분노나 혐오를 제어할 수 있다. 자비관의 ‘자’(慈, metta)는 사랑으로 중생과 함께 모든 행복을 나누는 것이고, ‘비’(悲, karuna)는 연민으로 중생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한다.

자비관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이들 그리고 더 나아가 함께 공존하는 모든 동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자비심을 확장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몸(身)과 입(口)과 마음(心)으로 행위, 말, 생각을 할 때 일어나는 분노와 미움을 제거하고 평화롭고 자애로운 마음을 모든 존재에게 무한하게 확장한다. 이를 통해 모든 생명이 불안과 공포를 벗어나 평온하고 행복하며 적의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길러질 때, 분노라는 부정적인 정서가 제거되고 대신 그 자리에 자비가 가득 채워진다.

자비관은 첫 번째로 자신에게 자애의 마음을 가장 먼저 보낸 후, “나 자신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또는 “나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반복적으로 마음속에 새긴다. 이는 분노와 스트레스로 소진(Burn-out)된 자기 자신에게 연민을 갖고 나의 가치가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며, 충분히 행복해질 가치가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긍정적인 씨앗을 마음에 심는 것이다.

두 번째로 나와 각별한 관계가 있거나 고마운 사람의 이름을 넣어서 “○○○께서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세 번째로 자신의 자아(ego)가 설정한 한계를 벗어나 모든 생명도 함께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이라고 마음에 새긴다.

이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이르게 되면 다음 단계에는 평소에 무관심했거나, 자비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싫어하거나 힘들게 한 대상에게까지 자비의 문구를 마음속으로 새긴다.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 용서하기 어렵거나 화가 일어나는 대상이나 적대적인 마음이 일어나는 사람에게까지도 자비심을 낼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면 모든 원진(怨瞋)이 풀어지고 사라지게 된다. 이전까지 원근친소(遠近親疎)로 분별하고 주착했던 경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모든 존재와 나 사이에 설정된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가 되살아나고 조건 없는 사랑이 확립된다. 자비관은 좌선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 명상으로 5~10분 정도 실행하면 근심이 사라지고 평온하게 입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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