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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억의 힘으로 재현하는 지난날”… 김민성 시인, 첫 시조집 「간이 맞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4/12 10:17 수정 2022.04.12 10:17

김민성 시조집 「간이 맞다」 표지.

 

김민성 시인.
“김민성의 시조는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낱낱이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간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 예술이다” 김민성 시인 작품에 대한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의 평가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자 이팝시 동인으로 활동하는 김민성 시인이 첫 시조집 「간이 맞다」를 펴냈다. 1부 ‘산다는 것은 서로 간을 맞추는 것’, 2부 햇살 퍼진 마루 끝에 사람 냄새 배어난다, 3부 안과 밖은 언제나 같은 선상, 4부 강물은 햇살이 보낸 윤슬 한 벌 입는다. 5부 ‘시간의 문장 함께 쓴 친구처럼 당신처럼’으로 나눠 구성한 시조집은 그간 압축한 언어로 눌러 담아놓았던 작품 71편을 빼곡히 담았다.


이 일은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 거여
막 끓어오르는 가마솥 분주하다
사십 년 마주한 눈빛 허공에서 마주친다

넘치지 말아야 해 장작불 숨 고르면
아차 순간 눌고 만다 주걱에 힘이 가고
엉겨서 단단한 그 삶 간이 잘 된 손두부다

잘 산다는 것은 서로 간을 맞추는 것
당기고 놓으면서 간격을 섬긴 후에
시간이 엉켜서 내는 그 너머의 맛이 된다

- 김민성 시인 ‘간이 맞다’


문학박사인 김복근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은 시조집 제목이기도 한 시 ‘간이 맞다’에 대해 “김민성 시조인은 대상이 되는 시적 질료를 본능적 언어 감각으로 압축과 절제된 의미를 부여해 육화된 시조를 빚어낸다”며 “손두부의 간을 맞추듯 사람이 살아가는 ‘간격을 섬긴 후에’, ‘그 너머의 맛’을 우려내는 다의적 표현으로 눈길을 머무르게 하는 참살이 사유의 지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시인은 책 머리에서 시인의 말을 통해 “더 이상 미루었음을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하여, 오늘 참 기쁘다”고 밝혀 단어 하나하나에 담아낸 고민의 깊이 만큼이나 긴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김민성 시인은 양산이 고향이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시조와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두레문학, 삽량문학, 늘창문학 회원이며, 이팝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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