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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점보단 경쟁이 좋다: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오피니언

독점보단 경쟁이 좋다: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6/07 14:46 수정 2022.06.07 14:46

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지방선거가 끝났다.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 예상대로 특정 정당이 크게 승리했다. 충청지역을 모두 차지하고, 기초자치단체까지 거의 승리한 것은 다소 의외였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배했던 것과 달리 왜 이번 선거에선 특정 정당이 압승할 수 있었을까?

선거는 기존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집권세력이 갖기 때문에 능동적인 역할은 집권세력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세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집권세력의 실정을 비판하며,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정도일 뿐이다. 이런 이유로 집권세력이 잘하면 정권이 유지되며, 반대로 집권세력이 못하면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지, 반대세력이 잘해서 교체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집권세력이 못하더라도 반대세력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하면 엄청난 실정을 하지 않는 한 정권이 교체되지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크게 패배한 것은 앞서 말한 조건이 모두 갖춰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 지난 4년간 기존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있던 정치세력에 대해 다수 국민이 잘못했다고 평가한 가운데, 반대세력이 표를 받을 정도의 준비가 돼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존 집권세력이 얼마나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사후적인 결과로만 드러난다. 선거는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가 패배로 나타나면 기존 집권세력이 무언가 잘못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국민은 기존 집권세력이 무언가 잘못했다고 평가한 것일까? 많은 사람이 대통령 선거 후 바로 이어지는 이번 선거가 갖는 특수성에 주목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새 정부가 이제 막 들어섰기 때문에 평가받을 일은 없는 반면, 오히려 새 정부가 잘 되길 바라는 우호적인 기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선 기존 집권세력이 압도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방정부가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이 견해는 설득력이 있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자는 오히려 기존 집권세력이 대부분 지방정부를 독점하고 있었던 사실에 더 주목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부분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광역의회까지 독점하면서 사실상 경쟁이 사라진 사실에 더 주목한다.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덕택에 지방정부를 거의 독점할 수 있었지만, 역으로 독점이 불러온 경쟁 약화 때문에 그동안 우리 정치를 혁신해왔던 역동성이 사라진 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압도적 지지는 국민 기대를 잔뜩 높여 놓았지만, 역으로 유력한 경쟁자를 사라지게 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역량을 약화하는 역기능을 초래했다. 말하자면, 정치에서 독점이 강화된 만큼 우리 정치를 혁신해 온 역량은 그만큼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선거는 독점보다는 경쟁이 우월하고, 경쟁하는 정치세력은 많을수록 더 좋은 정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확인해준 사례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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