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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커피 즐기듯 누구나 편하게 차(茶) 즐겼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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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즐기듯 누구나 편하게 차(茶) 즐겼으면”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6/27 14:33 수정 2022.06.27 14:33
[인물 포커스] 양산차(茶)문화연구소 지미리 원장
“대중에 생활차 알리고, 차 문화 활성화 이끌 것”

양산차(茶)문화원구소 지미리 원장. [지미리 원장/사진 제공]

 

“양산은 차(茶) 문화에 대한 유서가 깊은 곳입니다. 그런 만큼 양산에 차를 즐기는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산은 예로부터 차에 대한 역사가 깊은 곳이었다. 차 문화가 융성했던 통도사를 비롯해 증산리와 북정동, 다방동 등에 차밭에 관한 많은 흔적이 있다. 특히, 다방동은 이름에서부터 차와 관련이 있다. 지금은 많을 ‘다(多)’에, 꽃다울 ‘방(芳)’을 쓰지만, 원래 이름은 차 ‘다(茶)’에, 동네 ‘방(坊)’이었다. 마을 뒤 동쪽에 절터가 있는데, 지금도 그 주변에 차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 옛날부터 차를 많이 생산했던 곳이어서 마을 이름이 다방(茶坊)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양산차(茶)문화연구소 지미리 원장(63)은 양산에 차 문화가 활성화되기를 소망한다. 그중에서도 지 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실용다법’이다. 지금은 누구나 커피를 즐기는 듯 차도 누구나 즐겨 마시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지 원장 경험에 따른 것이다. 30대 초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다기를 선물 받은 뒤, 차의 매력에 빠졌다는 지 원장은 “처음에 녹차를 우리다 보니 차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음다(飮茶)’로만 생각했는데, 계속 마시다 보니까 정신적 안정과 느림의 미학 등을 느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바쁜 삶에 찌든 현대인들이 차를 우려 마시다 보면 우울감 해소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과 노년층의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 원장이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했던 다도 강의가 이를 뒷받침한다. 어르신들이 대상인 만큼 전문적인 강의는 아니지만, 차를 매개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게 됐고, 어르신들이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다도 강의 중인 지미리 원장. [지미리 원장/사진 제공]

지 원장은 스스로 차를 즐기는 차인(茶人)의 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차를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하다. 차를 접하고, 즐기면서 차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졌고,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다도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올해는 부산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는 통도사 차문화대학원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통도사 차문화대학원은 우리 옛 문화 복원에 애쓰는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주관하고, 노성환 울산대학교 교수가 이끌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지 원장의 바람은 실용다법, 즉 생활차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양산에 차 문화가 활성화했으면 하는 것이다. 아울러 다방이나 증산의 차밭 복원에도 힘을 보탰으면 한다. 이를 위해 동국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0년 전 고향 양산으로 돌아왔고, 지난 5월 비영리법인 양산차문화연구소도 설립했다. 앞으로 대외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지 원장은 차에 거리감을 느끼고, 여전히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차를 무조건 즐기세요.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꼭 형식을 따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즐기다 보면 차 맛을 알게 되고, 궁금증이 생기고, 공부하게 돼요. 처음부터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기(茶器)가 아니더라도 돼요. 머그잔에 차를 마시면 어때요. 예법이나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순 없지만, 차와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죠. 배우고 싶으면 그때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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