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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260여년 전 ‘물감 그릇’ 발견..
문화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260여년 전 ‘물감 그릇’ 발견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8/08 17:27 수정 2022.08.08 17:35
1759년 단청 공사 당시 놔두고 잊은 듯

채기가 발견된 대광명전 후불벽 고주기둥 상부 주두 위. [통도사/사진 제공]

 

통도사가 대광명전(大光明殿) 단청 기록화 조사사업을 진행하던 중 1759년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용 채기(彩器, 물감 그릇)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광명전은 통도사 중로전 중심 전각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다. 『통도사약지(通度寺略誌)』에 따르면 창건 당시부터 있었던 건축물이며, 현재 건물은 『통도사지(通度寺誌)』 「기묘년개금탱화단확사시주기(己卯年改金幁畵丹臒事施主記)」에 전(殿) 내 후불탱화와 단청, 본존불 개금(改金, 불상에 금칠을 다시 함)을 1759년에 조성했다는 기록으로 볼 때 1759년 직전에 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광명전에서 발견된 채기에는 당시 사용한 단청 안료가 그대로 말라붙어 있다. [통도사/사진 제공]
이번에 대광명전에서 발견된 채기(彩器)는 글자 그대로 물감 그릇이다. 발견 위치는 대광명전 후불벽 고주기둥 상부 주두 위에 얹힌 상태였다. 직경 15cm, 높이 7.5cm, 굽 직경 5.5cm로 조선 후기 백자분청사발에 속하며, 조선 후기 막사발의 전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발견 당시 그릇 안쪽에 쌓인 먼지 상태와 담겨있던 안료 상태 등을 고려해 볼 때, 1759년에 시행한 단청 공사 당시 단청화승이 사용하던 중 고주기둥 주두에 놓은 채로 공사를 마치고는 잊어버린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단청 안료가 그대로 말라붙은 상태로 현재까지 유존된 것으로 보인다.

발견 그릇에 담긴 것은 단청용 채색을 통해 중수 당시 단청에 사용된 안료와 조색 방법, 물감 사용법 등을 직ㆍ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며, 그릇 자체만으로도 통도사가 있는 양산지역 조선 후기 유행한 도자기 유형을 알 수 있다는 것이 통도사측 설명이다.

단청용 채기 발견은 1974년 경주 월지에서 통일신라시대 단청용 그릇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그릇 상태가 완형으로 양호하고 시대 편년도 단청 시공 시기인 1759년이라는 절대 연도를 가지고 있어 양산지역 도자사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문화유산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단청 기록화 사업은 단청 현황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분석자료를 확보해 고증 연구와 보존 관리 기초자료 제공에 목적을 두고 문화재청이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사업으로서, 통도사는 응진전과 영산전 등 주요 전각에 대한 사업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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