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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승려의 눈으로 본 금강산… 구하 스님 <금강산관상록> 발간..
문화

승려의 눈으로 본 금강산… 구하 스님 <금강산관상록> 발간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09/21 15:17 수정 2022.09.21 15:17

지역 고전학 총서 <금강산관상록> 표지. [통도사 성보박물관/자료 제공]

 

근대 통도사 개혁을 이끌었던 선승(禪僧)이자 시승(詩僧)이었던 구하 스님의 금강산 여행기와 관상시를 소개한 책이 나왔다. 지역 고전학 총서 <금강산관상록>이 최근 발간됐다.

이 글은 구하 스님이 1932년 4월 7일에 통도사를 출발해 8월 28일 다시 통도사로 돌아올 때까지 약 5개월간 행적을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한 여행록(旅行錄)이자 관상록(觀賞錄)이다.

단순히 경승유람으로 일관한 유학자들과 달리, 금강산을 수행의 근원이자 치유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승려의 시각으로 귀중한 자료다. 구하 스님은 금강산 내 각 사찰과 소장 유물, 부속 암자 등을 상세히 밝히고, 순례자의 눈으로 바라본 금강산 모습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묘사한다. 그의 관상시에서는 조선 불교 시승의 맥을 이은 구하 스님의 풍부한 시학과 한문학적 소양도 잘 드러난다.

<금강산관상록>은 크게 기행록인 ‘금강산 가는 길과 볼거리’과 관상시인 ‘보고 느낀 것을 시로 짓다’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기행록 안에도 중간중간 구하가 금강산에서 본 선인들 관상시와 이에 대해 화답한 구하의 시들이 들어 있다.

구하의 시들은 보이는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금강산 곳곳의 자연환경에 대한 찬탄을 기본으로 했으며, 승가의 일상적 모습, 사찰의 고요한 정취 등을 담아냈다. 풍부한 시학과 한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난 이 시들은 근대 승려의 시문 창작과 활용 방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한문학이 쇠퇴해 가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승가의 자료와 시문들은 근대 한문학의 자취를 이어 줄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한편, 구하 스님의 글은 현재 통도사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있으면서 통도사 승려의 시문을 연구하고 있는 최두헌 실장이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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