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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10월 상달의 ‘양산반닫이’ 특별전..
오피니언

10월 상달의 ‘양산반닫이’ 특별전

양산시민신문 기자 mail@ysnews.co.kr 입력 2022/10/04 14:43 수정 2022.10.05 12:10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긴긴 마스크의 세월은 가고 때마침 결실과 축제와 문화의 달 10월이 돌아왔다. 우리 조상들은 10월을 ‘상달(上月)’이라 해 한 해 농사 수확을 끝내고 하늘에 제천의식(추수감사제)을 올렸다. 고구려의 동맹(東盟), 동예의 무천(舞天), 마한의 제천(祭天) 등이 그랬고, 고려의 팔관재(八關齋), 조선시대 종묘의 맹동제(孟冬祭)와 민간에서의 동제(洞祭)와 가신제(家神祭), 시제(時祭) 등도 10월에 한다.

여기서 말하는 10월은 물론 음력이지만, 농경사회가 아닌 현대 산업ㆍ정보사회에서는 양력으로 따져도 될 것 같다. 양력 10월 3일 개천절은 이러한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양산에서도 10월은 축제와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인 것 같다. 우선, 우리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되는 행사로는 ‘양산삽량문화축전’과 ‘황산공원 국화향연’이 있고, 3주 동안 매 주말에 대면으로 진행하는 ‘가을 여행주간 시티투어’도 있다.

위 행사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문화행사 몇 가지만 들자면 양산예술제, 시립합창단 가을음악회, 금조총 관련 학술대회, 양산읍성 관련 학술대회, ‘양산반닫이’ 특별기획전, ‘김복동의 길’ 강연과 탐방, NPO법기도자의 인문학교실 그리고 올해 처음 열리는 양산영화제도 주목된다.

문화ㆍ예술 분야의 행사, 그것도 일부만 꼽아도 이 정도라면 가히 ‘10월 상달’이라고 할만하다. 가을걷이를 마친 농부처럼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지 않겠는가.

이 중에서 양산시립박물관에서 9월 26일 개막 이후 시민의 관심을 모으는 「실용과 미(美)의 가구 양산(梁山)반닫이」 특별기획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박물관 전시장 설명판을 주로 참고 또는 인용해 쓴 것이다. 

 

전시는 모두 3부로, 제1부 ‘생활에 스며들다’에서는 삼국~조선시대에 이르는 궤의 역사와 반닫이의 특징, 제2부 ‘나무에 담은 미소’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대표 반닫이 소개, 제3부 ‘양산반닫이의 실용과 미(美)’에서는 실생활에 사용된 양산의 반닫이들을 다량 소개해 우리 양산반닫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반닫이’는 앞면을 상하 두 쪽으로 나눠 반만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든 궤(櫃)의 일종으로 반만 여닫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전통 목가구 반닫이는 옷가지, 책, 문서, 그릇, 제기 등 다양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고, 안방이나 사랑방, 대청, 광 등 여러 장소에 쓸 수 있어서 널리 애용됐다. 윗면은 이불, 함, 광주리 등의 세간이나 관상용 도자기, 화병 등을 올려놓는 공간으로도 활용했다.

‘궤’는 기원전 1세기 초에 신라 제4대 탈해왕이 궤에서 탄생했다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기사에서 최초로 등장한다. 한편 ‘반닫이’라는 말은 전래소설 춘향전이나 흥부전에 나오는 것으로 봐 조선 숙종 대 이전 17세기에는 이미 ‘반닫이’라는 명칭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산반닫이, 근대, 가로 87×세로 48×높이 62cm. [양산시립박물관/사진 제공]

외부와 교통이 활발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반닫이도 지역성이 대대로 전승되면서 이름도 지역명과 함께 고유 명사화돼 그 지역 대표 반닫이가 됐다. ‘양산반닫이’도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양산은 경상남도 동부에서 가장 산지가 많아 나무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곳이었다. 또한, 불보종찰 통도사를 비롯한 많은 사찰이 있어서 솜씨 좋은 장인이 대대로 전승됐고, 조선시대 영남의 물류ㆍ교통ㆍ통신의 중심 기관인 황산역(黃山驛)이 있어서 반닫이가 주변으로 전파될 수 있었다.

이것은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 측량 지도에 명기된 궤점마을(櫃店-, 현 원동면 대리 고점마을)의 존재와 통도사의 「영산전천왕문양중창겸단확기문」(1716년)에 중창에 참여한 많은 장인 중에 33명의 편수(片手, 사찰 목수)의 이름이 기록된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이른바 ‘양산반닫이’의 특징으로는 먼저 두꺼운 금속 장석과 비례미가 뛰어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길고 꽉 찬 제비초리 경첩에는 주로 만(卍)자가 투각돼 있으며, 귀장식을 우아하게 꾸며 장인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경첩 이음새 이중코(코붙임장석)는 양산반닫이의 특징이다. 이중코는 경첩 암수 재료를 연장해 부착한 것으로 강한 느낌을 주며, 경첩 파손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중코가 아닌 반닫이를 ‘얼치기 반닫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양산시립박물관에서 심혈을 기울여 수집해온 양산반닫이뿐 아니라, 목가구에 조예가 깊은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자들이 소중히 수집해온 각 지역 반닫이 60여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이 특별전을 위해 양산반닫이 제작을 전통 방식으로 재현하고, 그 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관심을 끄는 전시품으로는 통도사 소장품으로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대한광무5년(大韓光武五年, 1901) 명문이 적힌 차일(遮日, 햇빛 가리개 장막)과 이를 보관하던 대형 궤, 130여점의 문화재급 미공개 고문헌이 쏟아져 나온 삼장수 문중 양산이씨 종손가 서궤(書櫃), 그리고 독립운동가 윤현진 선생의 부인 엄정자 여사가 혼수품으로 가지고 왔던 반닫이도 있다. 엄 여사 반닫이 내부에는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이라는 종이 글귀가 붙어있다. 뜻이 궁금하신 분은 특별전에 오셔서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이 전시는 12월 11일까지다. 20명 이상 단체 관람은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전시 해설을 예약할 수 있고, 개인은 당일 현장 신청이 가능하며 예약과 중복되지 않으면 우리 해설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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