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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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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장편소설 <황산강>, 두 세상을 넘나들며 폭력의 부조리를 겪는 여섯 학생 이야기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2/12/14 10:25 수정 2022.12.14 10:26
낙동강 옛 이름 황산강 일대에서 펼쳐지는
일제강점기부터 2020년대까지 서사 그려

장편소설 <황산강> 표지.

 

근대와 현대 한국사회를 넘나들며 폭력의 부조리를 겪는 여섯 학생의 이야기를 핏빛 서사로 엮은 장편소설 <황산강>이 출간됐다. 저자는 보광고등학교 국어 교사를 지냈던 문학철 작가다.

<황산강>은 평범하게 보이는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같은 반 조아라, 고정식, 최고운, 김유나, 박초롱, 엄민아 학생이 문학 수행평가 과제인 소설을 읽은 뒤 그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나오며 겪는 이야기이다. 배경인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은 격랑의 시대를 거쳐 살아온 한민족이 겪은 삶의 부조리와 거기에 닿아 있기도 한 2020년대 현실 세계의 부조리를 형상화했다.

문학철 작가.
<황산강>은 여섯 편의 독립된 소설이면서 전체적으로 한 편의 소설이다. ‘아수라장’, ‘코피’, ‘모순’, ‘내 속에 하나의 우주’, ‘더덕 냄새’, ‘한없이 가벼운 붉은 사랑’은 여섯 명의 고등학생들이 각 편의 주인공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소설 속 인물이 돼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국어 교사였던 저자는 학생들과 호흡하며 문학 혼을 심어주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황산강> 속 학생들이 들어가는 소설 속 배경이 여섯 편의 소설이라는 데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황산강>은 소설 속 소설의 이중구조, 편마다 독립된 구조, 또 각 소설 배경이 되는 소설이 따로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수라장’은 《月刊文學》(1969년) 제8호에 발표한 김정한 소설 ‘수라도(修羅道)’가 소설 속 배경인데 일제강점기 낙동강 연안 농촌 양반 가문의 가야 부인의 수난과 투쟁의 역사가 담겼다.

이 밖에 ‘코피’에는 김정한 소설 ‘그물 罠’(1932년), ‘모순’에는 김정한 소설 ‘길벗’(1948년), ‘내 속에 하나의 우주’에는 김정한 소설 ‘사밧재’(1971년), ‘더덕 냄새’에는 김정한 소설 ‘산서동 뒷이야기’(1971년), ‘한없이 가벼운 붉은 사랑’에는 조갑상 소설 ‘병산읍지 편찬 약사’(2016년)가 바탕이 되는데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과 그 이후까지 근대사를 다룬 작품들이다. 일제강점기 농민운동과 보도연맹 사건 등 힘없는 민중의 비극이 소설 <황산강>에도 주요 사건으로 등장한다.

황산강은 소설이 전개되는 현대와 서사 속 공간이다. 한반도에서 압록강 다음으로 긴 강으로, 영남지방 대부분을 수계로 하는 낙동강의 옛 이름이다. 배경이 된 소설들 모두 낙동강이 주 무대다. 인물들 대화 속 사투리와 표현도 향토색이 짙다. 현실과 소설을 오가는 중에도 낙동강 일대가 중심 배경이 되면서 일제강점기부터 2020년대까지 서사를 완성한다.

한편, 저자인 문학철 작가는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보광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를 지냈으며, 순수 문학 계간지인 《주변인과 문학》 편집주간을 맡기도 했다. ‘백전(白戰)’과 ‘목요 시선’ 동인이며, 저서로는 시선집 <그곳, 청류동> 외 시집과 시 감상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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