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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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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의춘상행’ 설립 취지ㆍ창립 과정 밝힐 허가신청서 원본 발견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3/04/17 15:39 수정 2023.04.17 15:39
양산시립박물관, 개인 소장자에게 공개 구입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 연구 획기적 자료”
자료 조사와 정리 후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

의춘상행 설립 허가신청서 표지. [양산시 제공]

 

일제강점기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발견됐다. 양산시립박물관은 1919년 3.1만세운동 이후 양산지역 경제적 자립과 비밀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설립된 의춘상행(宜春商行) 설립 허가신청서 원본(1919년)을 개인 소장자로부터 공개 구입을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청서는 직접 쓴 필사본으로 신청서와 회사 개요, 발기인 의결록, 정관, 창립회의록 순으로 작성했고, 조선총독부 사이토 마코토 총독 직인이 담긴 허가증이 첨부돼 있다.

신청서에는 자세한 회사 내역을 기록했는데, 사명은 주식회사 의춘상행으로 해륙 무역과 위탁업으로 자본금은 총 20만원이다. 이는 현재 시세로는 100억원(당시 1원은 현재 금액으로 5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의춘상행 설립 허가신청서 내지. [양산시 제공]

또한, 당시 주주로 참여한 11인 명단과 직접 찍은 인장 원본이 있어 주목된다. 주주로는 엄주화(엄주태의 형), 윤현태(윤현진 형), 지영진, 전석준, 최학선, 정순모, 최상흡 등 양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문서 말미에는 ‘창립위원회의록’과 ‘발기인 결의록’을 별첨해 회사 창립 과정을 자세히 살필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지금까지 의춘상행에 대해서는 총독부 관보에 소개된 등기부 등본 이외에 자료가 없어 전하는 바에 따라 단순한 소비조합으로 우산 윤현진이 설립한 회사로만 알려졌으나, 신청서 원본의 발견되면서 정확한 설립 취지와 진행 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

양산시립박물관은 이번 자료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정리 이후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독립기념관 개관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신용철 관장은 “처음 이 문서를 확인했을 때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며 “이번 자료 발굴을 계기로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다각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의춘(宜春)은 조선시대 양산의 별칭으로 ‘풍우가 고른 새봄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초기 양산보다는 의춘이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했다. 실제, 우산 윤현진도 일본 유학 시절 본인을 ‘양산인’이 아닌 ‘의춘인’이라고 자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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