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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작가, 첫 소설집 ‘대단한 건, 말이었다’ 출간..
문화

김호준 작가, 첫 소설집 ‘대단한 건, 말이었다’ 출간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4/04/22 15:33 수정 2024.04.22 15:33
26년째 교사로 활동한 삶에서 나온 이야기 통해
교육 현장 실체, 크고 작은 사회의 민낯에 경고

소설집 ‘대단한 건, 말이었다’ 표지.

 

보광고등학교 교사이자 양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호준 작가가 첫 번째 소설집 ‘대단한 건, 말이었다’를 펴냈다.

2022년 글로벌 경제신문 신춘문예에서 ‘차가운 방’으로 등단한 김호준 작가는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소설집을 펴내면서 작가의 삶에서 나온 이야기를 통해 우리 교육 현장 실체를,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한 크고 작은 사회의 민낯에 대한 경고장을 날린다.

소설집에는 김호준 작가 등단작인 ‘차가운 방’을 비롯해 표제작인 ‘대단한 건, 말이었다’, ‘나만의 축제’, ‘병아리’,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 ‘슬픈 가마우지’, ‘화살이 사라진 자리에서’ 등 단편소설 7편이 실렸다.

소설집에 대한 이평재 소설가 발문 ‘참교육을 외치는 순정마초의 노래’에 따르면 표제작 ‘대단한 건, 말이었다’는 타이어 만드는 기업 환경부에 입사했지만, 매번 부장의 ‘축구하자!’ 한마디에 부서 전원이 업무를 중단하고 운동장으로 나가는 행태로 회사생활을 하는 남자 이야기이다. 그것이 못마땅한 남자의 현재와 못마땅한 것을 참지 못해 사고 쳤던 남자의 과거사가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진실한 말보다 거짓된 말이 유효한 크고 작은 사회의 불합리성을 비판한다.

‘나만의 축제’는 군 시절 후임으로 온 학교폭력 가해자를 만나면서 그를 응징하는 내용이고, 전학생과 그 전학생을 대하는 학생들 갈등을 병아리라는 소재로 풀어낸 ‘병아리’는 경쟁 사회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것이 전부인 학교 현장을 실감 나게 고발한다.

어릴 적 별명이 똥차인 시청 주민생활지원팀장 앞에 고등학교 동기가 부시장으로 오면서 펼쳐지는 ‘뿌리 없이 자라는 나무’는 머리가 빠져 정수리가 훤한 중년 남성의 열등감이 그야말로 웃기고도 슬픈 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며, ‘슬픈 가마우지’는 서른이 훨씬 넘도록 임용고시 1차에도 합격하지 못하던 청년이 학원 강사로 뛰던 중 한 학교 기간제교사로 출근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조리를 다뤘다. ‘화살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겼다.

이평재 소설가는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 면면을 살펴보면 작가 경험에서 나오는 교육 현장 이야기가 가장 많이 담겨 있고, 대부분 인물은 깊은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다”며 “무엇인가에게 호되게 당해 상처를 입고 분노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 주저앉고 마는, 혹은 분노를 날것 그대로 폭발시키고 마는 두 가지 방향으로 마무리 짓는데, 작가는 마치 의도적으로 이것이 우리 교육 현장이라는 것을 고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나아가 이것이 우리가 속한 크고 작은 사회의 민낯이라고, 우리 코앞에 바짝 들이밀어 경고장을 날리는 것 같기에 어찌 보면 인간사의 참담한 현실적 분노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면서도 “그러나 이것도 문학이 할 일이며, 말하지 않으면 거짓의, 부조리의 편이 되기에 그나마 한줄기라도 구원의 빛이 흐르기를 바라는 간절한 날갯짓이야말로 순정마초인 김호준 작가이기에 절로 표출되는 순애보의 발로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준 작가. [양산시민신문 자료]

김호준 작가는 소설집 끝부분에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속으로 늘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본질을 피하고 겉으로만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았던 것이다. 때론 내가 진짜 어른일까? 하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때론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리면서. 그러나 진짜 어른이 되는 건 어려웠다. 이제라도, 소설을 통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보는 것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한편, 김호준 작가는 196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으며, 26년째 시와 소설을 쓰며 통도사 아래 보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살고 있다. 2013년 한국교육신문사 교단수기 공모에서 동상을 받았으며, 2015년 대한불교조계종 산행수기 공모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2022년 글로벌 경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2017년 장편소설 ‘디그요정’, 2020년 교육에세이집 ‘울지 않는 아이’, 2022년 시집 ‘시집에서 시가 흐르면’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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