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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전병건 선생 삶이 양산항일사회독립운동사 그 자체다”..
문화

“전병건 선생 삶이 양산항일사회독립운동사 그 자체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24/04/26 17:35 수정 2024.04.29 09:46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최 학술발표회
‘양산항일독립운동가 전병건의 삶과 사상’ 재조명

1919~1945년 지역 독립운동 주도한 실질적 인물
해방 후 좌익활동 이유로 평가 제대로 받지 못해

 

“양산독립운동사에 전병건의 이름을 뺀다면, 양산독립운동사는 여백으로 남을 부분이 많을 것이다. 전병건의 삶이 양산독립운동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05주년 양산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해 양산 출신 항일사회독립운동가 전병건 선생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26일 오후 3시 양산시립독립기념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발제 발표는 ‘양산 항일사회독립운동가 전병건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지역사 연구가이자 항일독립운동연구소를 이끄는 이병길 소장이 맡았다.

현재 양산 출신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는 상해 임시정부 재무차장을 지낸 윤현진 선생과 2.8동경독립선언 주역이었던 김철수 선생 등이다. 하지만 이들 활동 무대는 양산보다는 상해와 부산, 서울 등 전국구였다.

반면, 전병건 선생은 양산공립보통학교(현 양산초) 2회 졸업생으로, 양산지역 독립만세운동을 시작해 양산청년회, 양산청년동맹, 신간회 양산지회, 양산농민조합 사회운동, 양산경찰서 습격(시위)사건 등 양산항일독립운동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전병건 선생은 1919년 3.1만세운동부터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양산항일사회독립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셈이다.

지역사 연구가인 이병길 항일독립운동연구소장이 전병건 선생 삶과 사상에 대해 발제했다. [엄아현 기자]

이병길 소장은 “전병건 선생은 양산 토박이지만, 항일사회독립운동 반경은 양산에만 머물지 않았고, 언양과 김해 등 경남지역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서울에서도 잠시 활동했다”며 “또, 양산지역 신문기자로 지역사회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언론인으로서 사회적 활동을 확대해 나가며, 혼자만의 힘이 아닌 사람과 관련 속에서 독립운동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병건 선생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유는 해방 이후 양산군 인민위원장 등 좌익활동을 했던 행적 탓이다. 당시 농업사회였던 양산지역에서 소작쟁의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계급적 입장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자 길을 걷게 된 것.

이 소장은 “전병건 선생은 민족주의 운동가에서 사회주의 운동가로 시대적 이념을 수용하면서 변화한 인물로, 해방 후 좌익활동을 이유로 서훈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더욱이 그가 남긴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일제강점기 신문과 재료 자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발제가 끝난 뒤 김승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엄아현 기자]

발제에 이어 김명관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사회로 김승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가 토론에 나섰다.

김 교수는 “발표 내용은 전병건 선생 업적을 더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양산지역 독립운동 역사를 더 풍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크다”며 “다만, 역사는 한마디로 ‘해석’에 의해 재구성되는 것으로, 인용과 출처를 좀 더 정확히 밝히는 동시에 연구자 해석 여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병건 선생은 1945년 말부터 1947년 7월까지 출옥과 수감을 반복했는데, 1947년 이후 구체적인 활동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해방 이후 전병건 선생과 그의 가족 삶은 물론, 보도연맹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전병건 선생 사망에 관한 연구가 추가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학술발표회 시작에 앞서 박정수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엄아현 기자]

한편,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2019년 ‘양산 신평 3.1만세운동 100주년’, 2020년 ‘양산항일독립운동사의 재조명’, 2021년 ‘윤현진 서거 100주년 추모 학술대회’, 2023년 독립기념관 건립 기념 ‘서병희와 김교상의 경남항일의병운동’ 등 학술대회를 주최한 바 있다.

박정수 (사)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독립유공자 흔적이 점차 옅어지고 있고, 후손들 증언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들이 서훈을 받기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오늘 학술대회는 선열 발자취를 통해 아직 서훈받지 못한 많은 양산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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