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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획]첫걸음 내딛는 양산뿌리찾기 ⑤양산의 뿌리 찾기를 말..
사회

[기획]첫걸음 내딛는 양산뿌리찾기 ⑤양산의 뿌리 찾기를 말한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07/10/30 00:00 수정 2008.08.21 10:23
“시민들의 열정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 지난 26일 본사에서 ‘박물관 건립 및 유물환수운동의 방향-양산의 뿌리 찾기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본사 박성진 편집국장이 진행한 좌담회에 참석한 지역 인사들은 한결같이 양산에 걸맞은 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박물관 건립 및 유물환수운동에 대해서도 긴 호흡을 통해 착실히 시민 공감대를 모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양산의 뿌리 찾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7월 ‘양산 박물관 건립 및 유물환수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결성되면서 지역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양산의 뿌리 찾기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첫 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양산의 뿌리 찾기’라는 취재를 시작하면서 그 마지막 보도로 추진위와 양산시 담당 공무원이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전개될 양산 뿌리 찾기의 과제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추진위 박정수 회장, 박극수 부회장, 김영돈 양산문화원장, 엄원대 양산대 교수, 정진화 향토사연구회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양산시에서는 이영전 문화재 담당 계장과 박일웅 학예사가 참석해 현재 북정고분군 공원화 사업과 유물전시관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으로 좌담회를 시작했다.  

<기획취재팀> 박성진 편집국장 / park55@, 이현희 취재팀장 / newslee@, 조원정 기자 / vega576@


긴 호흡을 통한 양산 문화정체성 복원 운동 전개
단계적 박물관 전환 방안 적극적인 검토, 노력 필요

박성진  본지가 이번에 유물환수운동과 관련한 기획취재를 보도하면서 지금까지 취재는 물론 현재 양산에서 진행 중인 ‘박물관 건립 및 유물환수운동’의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추진위원들을 모시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박물관 건립을 위해 관 주도의 사업 진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양산이라는 고장이 과거 역사문화도시였다는 시민들의 인식이 확산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찾는 박물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통해 시민 의식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박물관 건립 사업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박정수  그동안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추진위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1단계로 펼쳐왔다. 지난해와 올해 서명을 한 시민들이 3만여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서명운동을 통해 양산에도 가치 있는 유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나름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시민들이 박물관 건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엄원대  이런 자리가 마련되니까 다시 한 번 환수운동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 좋다. 실무진조차도 일본 박물관을 다녀오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선뜻 일본에 있는 유물을 환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현재 수집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꾸준한 홍보를 펼쳐야겠지만 지역 여행사와 연계해 일본 동경 여행 코스에 동경박물관 방문 일정을 잡아 시민들이 유물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방안도 생각할만 하다. 

박극수  서명을 받을 때 참여한 시민들이 ‘늦었지만 바람직한 일’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을 분명히 보았다. 하지만 문화역사에 대한 저변은 있지만 양산이 개발도시, 공업도시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문화유산은 먹고 사는 문제보다 중요한 행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시민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언론이 이 문제에 앞장서서 시민들에게 알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영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없지만 올해 안으로 1920년대 일본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동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현황을 파악해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이 선행되었으면 한다.

박극수  일반 시민들이 반드시 유물을 환수해야겠다는 열정을 가져야 하는데 환수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역시 열정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급하게 일본과 접촉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선 시민들의 열정을 만들고 유물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하고 환수운동을 본격화하는 것이 좋다.

정진화  동경박물관과 관련 있는 문화단체와 양산문화원이 교류를 맺어 차근차근 환수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간적인 접근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제대로 된 박물관 건립이 우선

박정수  처음 계기가 된 유물환수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하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유물을 환수해도 보관·전시할 공간이 없다면 허무한 일이 될 것이다.

박성진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 누구라도 찾아 교육을 받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양산의 시세를 고려할 때 다른 지자체도 가지고 있는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있다. 유물전시관 사업의 규모와 부지 등에 논란이 있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물전시관과 추진위가 추진하고자 하는 박물관 건립 계획이 다른 점이 있다.

이영전  현재 유물전시관 사업은 북정고분군 발굴조사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11월 중순 가량 시굴이 진행되고 올해까지 문화재청의 발굴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내년 문화재청이 국비 2억원의 설계비를 신청한 상태이다. 위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유물전시관이 아닌 박물관으로 변경하려면 최소 전시실 1곳당 학예사 1명이 있어야 하는데 인력을 증원하려면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정부 에 정원 승인 요청 등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계획 중인 건축 규모는 박물관으로 전환하기에 무리가 없는 충분한 규모로 설계되어 있다.

정진화  박물관을 짓느냐, 유물전시관을 짓느냐하는 문제는 논란이 있었지만 기존 시의 계획이 유물전시관으로 진행되어 왔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어느 시기에 박물관으로의 전환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시작할 때부터 박물관 전환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전략 없이 막연한 계획과 예측을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든다.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해야 한다.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양산은 신라시대 제2의 고도’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전문가의 강연회, 특강 등을 여는 방법일 수 있다. 또한 동경박물관을 포함한 일본 관광 코스를 개발해 일반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최근 북정고분군 발굴을 담당했던 심봉근 동아대 총장을 만나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심 총장의 말로는 김해보다도 양산이 훨씬 풍부한 문화자산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의 박물관 건립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의사를 표시했다. 당당히 추진해도 되는 일은 축소하는 사례는 없었으면 한다는 것이 심총장의 당부였고 나 역시 동의하고 있다.

김영돈  유물전시관 마련은 시급한 문제이다. 현재 문화원 유물전시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루 20~30명 찾던 사람이 요즘엔 50여명으로 학생은 물론 시민들이 찾고 있다. 따라서 유물전시관이냐 박물관이냐 하는 논쟁도 필요하지만 보다 빠른 방법을 찾는 지혜도 필요한 시기다.

문화도시 양산, 시민의 열정으로

박성진  유물환수운동을 추진하면서 아직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자기반성이 나오고 있다. 당장 유물을 전시할 공간을 마련하는 일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한 방안도 실천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긴 호흡으로 추진위에 앞으로 해야할 일, 과제는 무엇이고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말해 달라.

김영돈  유물환수운동은 지금 당장이든 나중이든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물론 빠르면 빠를 수록 좋겠지만 지금 양산의 실정을 차분히 돌아보고 이미 환수에 성공한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준비과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엄원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신미양요 때 미군이 전리품으로 가져간 어재유 장군의 기가 136년만에 돌아왔다는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이 지난 고국의 품에 안긴 유물이 10년 임대 조건으로 대여받았다는 말에 기가 막혔다. 일본에 있는 양산의 유물도 어떤 방식으로 우리 품에 안길 지 우려가 된다.

일본에 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작품을 돌려 받기 위해 한 서예가가 두 달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소장한 일본인에게 문안인사를 하는 열정으로 보여 대가없이 작품을 돌려받은 사례를 보면 돈이나 권력이 아닌 열정으로 유물환수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추진위와 시민 하나하나가 이러한 열정을 가지지 않는다면 유물환수는 훨씬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정진화  비단 일본에 있는 유물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양산의 유물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추진위라도 파악되어 있는 양산 유물 현황을 돌아보기 위해 진주, 경주 등 현지를 답사하는 계획을 세우자. 앞으로 박물관에 전시될 유물들이 실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보관·전시되어 있는 지를 알아가는 사전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박정수  우리가 꿈꾸는 일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추진위가 구성되고 첫 단계로 서명운동부터 시작했지만 시민들의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끈기를 가지고 시와 협조를 통해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박극수  양산시민이 문화의 도시라는 의식 고취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웅상은 오래 전부터 행정구역 상 울산에 속해 왔기 때문에 양산의 문화에 대한 인연이 없다. 하지만 웅상 역시 양산의 공감할 수 있는 일반 대중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 하나하나가 양산 정체성을 고민하고, 우리 것을 환수해야 한다는 갈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영전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에 있는 유물 역시 환수될 수 있도록 이미 시 차원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우려하듯이 유물전시관 건립 계획이 양산시의 위세에 맞는 휼륭한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또한 시민단체와 적극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화의 창구도 활짝 열어놓겠다.

박성진  오늘 참석한 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두 느끼듯이 갈 길이 멀다. 그리고 해야할 일도 많다. 시민 하나 하나의 열정이 모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추진위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지역 사회의 일원인 지역신문으로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지면을 배분하겠다. 아울러 건실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감시와 비판도 우리 신문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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