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신년기획1] 지하철 시대, 양산의 내일을 생각한다..
사회

[신년기획1] 지하철 시대, 양산의 내일을 생각한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08/01/01 00:00 수정 2008.08.21 10:22
오는 10일 개통식, 호포역~양산역 8㎞ 구간 개통신도시 인구 유입, 역세권 상권 활성화 기대감 커

   
■ 양산선 시승기

시민들이 기다리던 부산 지하철 2호선 1단계 연장구간(이하 양산선)이 오는 10일 개통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운영에 앞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영업시운전에 들어간 양산선은 시민들의 기대만큼 하루 1천여명의 시민들이 무료 시승에 참여했다. 27일 부산을 넘어 양산으로 이어지는 양산선의 시승을 위해 개통 전에 미리 양산선에 올랐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종착역인 호포역에서 양산역 방면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호포 들녘으로 기웃거리며 꼬리를 감추는 오후 햇살이 낙동강의 물결과 함께 출렁였다. 마치 양산선의 개통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표현하듯이.

철로 위를 미끄러지듯 양산으로 향하는 지하철이 이내 들어왔다. 삼삼오오 양산선 시승을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도 지하철 출구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호포역에서 지하철 문이 닫히자 양산선은 도도히 흐르는 양산천 줄기를 타고 급하게 S자로 꺽인 철로 위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곡선구간에서 지하철이 흔들리고 소음이 발생했지만 귀에 거슬리는 것은 아니었다. 겨울을 맞아 조금 황량해 보이는 들판이 외로워 보이기도 했지만 8㎞ 전체 구간이 교각으로 이루어진 양산선의 창 밖 풍경은 색다른 묘미를 선사해주었다.

도로 위에서는 볼 수 없는 양산천 하류의 굽이치는 물결과 넓게 펼쳐진 들판. 그리고 제 갈길을 재촉하고 있는 고속도로 위의 차량들이 또 다른 양산의 모습을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고 있었다. 창 밖을 내다보며 손가락으로 자신이 바라보는 곳을 가르키던 시민들도 마냥 신기한 모양이었다.

   
양산선은 증산역, 부산대양산캠퍼스역, 남양산역(범어), 양산역(시청) 모두 4개 역사로 구성되어 있지만 10일 개통 이후에도 남양산역과 양산역만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시승에서도 증산역과 부산대양산캠퍼스역에는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스쳐 지나갔다.

신도시 개발 지역인 이들 역사 주변은 곧 들어설 주택, 상업시설 등을 위한 토지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드넓은 부지를 바라보면서 언제쯤 이곳이 신도시다운 신도시로 변모하게 될까하는 궁금증이 절로 들었다.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생각하면 참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남양산역에 이르자 멀리 물금과 신도시2단계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숲이 한 눈에 들어왔다. 물금지역에서 바라보던 신도시 지역과는 다른 각도에서 신도시 지역을 바라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그리고 호포역을 떠난 지 7분 30초만에 마지막 종착역인 양산역에 도착했다.

함께 시승한 시민들은 그 짧은 시간동안 계속 창 밖을 바라보며 양산의 또 다른 풍경을 감상했다. 서민지(12, 중부동) 양은 “차로 다닐 때 보지 못했던 풍경이 무척 색다르게 느껴졌다”며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내가 사는 양산이 참 넓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성철(47, 물금읍)씨는 “양산이 지하철 시대를 맞이하면서 보다 주거환경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주위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아직 비어 있는 신도시 택지를 보니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전했다.

■ 양산선 건설 과정
호포역에서 양산역까지 모두 8㎞에 이르는 양산선은 지난 2001년 12월 첫 삽을 뜨게 된다.
모두 3천615억원이 투입된 양산선 건설 사업은 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토지공사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고 부산교통공사가 운영을 담당하는 건설협약 체결을 통해 이루어졌다. 4개 역사와 회차시설 1곳을 갖춘 양산선은 지난 6년 동안 연인원 54만9천여명과 107개 업체가 공사에 참여했으며 레미콘 19만4천여㎡, 철근 3만1천여t이 투입됐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겪었다. 교각을 설치하기 위한 연약지반 개선 사업이 늦춰지면서 사업비와 사업기간이 늘어나 원래 2006년말 예정이었던 개통 시기가 연장된 것이다. 부산교통공사는 IMF로 인해 신도시 지역 연약기반 조성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로 개통시기를 늦췄다.

이 때 지하철 운영적자가 부담이 된 교통공사측이 부산대 개교 시점을 맞춰 의도적으로 개통시기를 지연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산선은 또 한 번 개통시기를 연장하게 된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해 강화된 안전 규정에 따라 기관사 교육기간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었다. 이처럼 두 차례 개통시기 연장을 거친 뒤 양산선은 오는 10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신도시 지역 개발이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4개 역사 가운데 증산역과 부산대캠퍼스역은 인구 증가와 주변 지역 개발 상황에 따라 운영 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 호포역에서 양산역에 이르는 8km 구간에 설치된 4개의 역사. 이들 역사(驛舍)는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으로 양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능할 전망이다.
또한 모든 역사에는 안전을 위해 승강장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으며, 장애인과 노약자 등을 위해 2층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승강기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역사 내에는 휴식공간인 ‘만남의 광장’을 포함해 여성들을 위한 기저귀 교환대, 베이비시트, 모유수유실 등 최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양산역에는 전시장과 공연장이 함께 설치돼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증산역은 미래를 향해 공중으로 비상하는 첨단이미지를 형상화해 21세기 신양산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맨 위 왼쪽).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은 부드럽고 너그러운 시민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양산의 특산물인 도자기와 가마 이미지에 파도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맨 위 오른쪽).

남양산역은 통도사의 높고 낮은 지붕에다 양산천에서 강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아래 왼쪽)

양산역은 부채 자루 모양을 형상화해 부산과 양산의 화합, 신도시 양산의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연출하고 있다.(아래 오른쪽)
■ 양산선 미래와 전망

‘기대 반, 걱정 반’
양산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뉘고 있다.

특히 이미 개발이 완료된 신도시1단계 구간에 위치한 양산역 주위 상가들은 올해부터 개통되는 지하철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다. 양산역 주변 상가들은 이미 두 차례 개통이 지연되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 바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상인들은 역세권 개발로 인한 경기 활성화가 최대 관심사인 셈이다. 역세권이 개발되면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후광효과는 특히 중소도시에서 터미널 등의 인구밀집지역이 형성되면서 상권도 함께 활성화되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 계획이 발표되자 이미 이 지역은 신도시 사업과 함께 주목받는 상업지구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상인들은 아직 후광효과가 제대로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해 6월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했지만 터미널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었다고 보는 상인들은 많지 않다. 지하철 개통 역시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상인들도 다수 있다.

오히려 후광효과에 반대되는 ‘빨대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산선 개통으로 부산 서면까지 불과 57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되자 가득이나 부산 생활권인 양산 시민들이 부산으로 몰릴 것이라는 것이다.

빨대효과란 고속도로, 지하철 등이 개통하면서 교통 여건이 개선되자 대도시 상권으로 중소도시의 고객이 흡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 양산선 이용에 대해 지난 1995년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당시 일일 이용객이 4만5천957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으나 지난 2005년 동아대 산학협력단은 3천185명, 2006년 부산발전연구원은 4천645명에 그칠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각각 내놔 양산선 개통으로 인한 대규모 인구 이동과 인구밀집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동인구가 미미하다보니 ‘후광효과’, ‘빨대효과’ 모두 큰 영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시가 기대하고 있는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
시는 2010년 인구 30만 도시를 계획하면서 양산선 개통과 부산대 이전을 중요한 변수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권 활성화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시각처럼 양산선 개통이 당장 큰 변화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단순히 ‘양산선 개통’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 주차장·대중교통망 마련 등의 기반시설 확충 등의 사회적 기반을 갖추는 일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양산이 지하철 시대를 맞이했지만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아 이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사진_진보현 기자 / hyun00blue
글_이현희 기자 / newslee@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