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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포역에서 양산역까지 모두 8㎞에 이르는 양산선은 지난 2001년 12월 첫 삽을 뜨게 된다.
모두 3천615억원이 투입된 양산선 건설 사업은 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토지공사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고 부산교통공사가 운영을 담당하는 건설협약 체결을 통해 이루어졌다. 4개 역사와 회차시설 1곳을 갖춘 양산선은 지난 6년 동안 연인원 54만9천여명과 107개 업체가 공사에 참여했으며 레미콘 19만4천여㎡, 철근 3만1천여t이 투입됐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겪었다. 교각을 설치하기 위한 연약지반 개선 사업이 늦춰지면서 사업비와 사업기간이 늘어나 원래 2006년말 예정이었던 개통 시기가 연장된 것이다. 부산교통공사는 IMF로 인해 신도시 지역 연약기반 조성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로 개통시기를 늦췄다. 이 때 지하철 운영적자가 부담이 된 교통공사측이 부산대 개교 시점을 맞춰 의도적으로 개통시기를 지연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산선은 또 한 번 개통시기를 연장하게 된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해 강화된 안전 규정에 따라 기관사 교육기간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었다. 이처럼 두 차례 개통시기 연장을 거친 뒤 양산선은 오는 10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신도시 지역 개발이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4개 역사 가운데 증산역과 부산대캠퍼스역은 인구 증가와 주변 지역 개발 상황에 따라 운영 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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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포역에서 양산역에 이르는 8km 구간에 설치된 4개의 역사. 이들 역사(驛舍)는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으로 양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능할 전망이다. 또한 모든 역사에는 안전을 위해 승강장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으며, 장애인과 노약자 등을 위해 2층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승강기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역사 내에는 휴식공간인 ‘만남의 광장’을 포함해 여성들을 위한 기저귀 교환대, 베이비시트, 모유수유실 등 최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양산역에는 전시장과 공연장이 함께 설치돼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증산역은 미래를 향해 공중으로 비상하는 첨단이미지를 형상화해 21세기 신양산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맨 위 왼쪽).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은 부드럽고 너그러운 시민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양산의 특산물인 도자기와 가마 이미지에 파도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맨 위 오른쪽). 남양산역은 통도사의 높고 낮은 지붕에다 양산천에서 강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아래 왼쪽) 양산역은 부채 자루 모양을 형상화해 부산과 양산의 화합, 신도시 양산의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연출하고 있다.(아래 오른쪽) | ||
‘기대 반, 걱정 반’
양산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뉘고 있다. 특히 이미 개발이 완료된 신도시1단계 구간에 위치한 양산역 주위 상가들은 올해부터 개통되는 지하철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다. 양산역 주변 상가들은 이미 두 차례 개통이 지연되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 바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상인들은 역세권 개발로 인한 경기 활성화가 최대 관심사인 셈이다. 역세권이 개발되면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후광효과는 특히 중소도시에서 터미널 등의 인구밀집지역이 형성되면서 상권도 함께 활성화되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 계획이 발표되자 이미 이 지역은 신도시 사업과 함께 주목받는 상업지구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상인들은 아직 후광효과가 제대로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해 6월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했지만 터미널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었다고 보는 상인들은 많지 않다. 지하철 개통 역시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상인들도 다수 있다. 오히려 후광효과에 반대되는 ‘빨대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산선 개통으로 부산 서면까지 불과 57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되자 가득이나 부산 생활권인 양산 시민들이 부산으로 몰릴 것이라는 것이다. 빨대효과란 고속도로, 지하철 등이 개통하면서 교통 여건이 개선되자 대도시 상권으로 중소도시의 고객이 흡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 양산선 이용에 대해 지난 1995년 한국교통연구원 조사 당시 일일 이용객이 4만5천957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으나 지난 2005년 동아대 산학협력단은 3천185명, 2006년 부산발전연구원은 4천645명에 그칠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각각 내놔 양산선 개통으로 인한 대규모 인구 이동과 인구밀집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동인구가 미미하다보니 ‘후광효과’, ‘빨대효과’ 모두 큰 영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시가 기대하고 있는 인구 유입 효과에 대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
시는 2010년 인구 30만 도시를 계획하면서 양산선 개통과 부산대 이전을 중요한 변수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권 활성화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시각처럼 양산선 개통이 당장 큰 변화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단순히 ‘양산선 개통’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 주차장·대중교통망 마련 등의 기반시설 확충 등의 사회적 기반을 갖추는 일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양산이 지하철 시대를 맞이했지만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아 이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여론이다.
사진_진보현 기자 / hyun00blue
글_이현희 기자 / new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