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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제방보강공사를 위해 뽑은 수백그루의 무궁화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어 있다.(사진 위) 시민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시는 사흘이 지난 다음에야 이식작업을 급하게 서둘렀다. 트럭에 무궁화를 싣는 작업 현장 뒤로 시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겠다며 설치한 대형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사진 아래) |
ⓒ 양산시민신문 |
지난달 28일 시는 국토관리청이 추진 중인 양산천 제방보강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8천여만원을 들여 공단파출소 앞에서 유산교에 이르는 834m 구간 제방 비탈면에 심었던 소나무 157그루와 무궁화 300여 그루를 뽑아냈다.
이 가운데 소나무는 지역 내 소공원이나 신설 도로변 가로수로 활용하기 위해 이식작업을 펼쳤지만 무궁화는 제방 위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방치해왔던 것. 특히 초여름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뿌리가 그대로 노출된 무궁화는 고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시민들과 언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시는 사흘이 지난 1일 1t 트럭 1대와 4.5t 트럭 1대를 동원해 제방 위에 방치된 무궁화를 수거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수거 작업은 오후 5시께 완료되었으며, 수거된 무궁화는 남양산 나들목 진입로 부근 완충녹지에 옮겨 심어졌다.
시 관계자는 "제방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무궁화를 옮겨 심는 과정에서 다소 진행이 더뎠을 뿐 이식작업을 완료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흘 동안이나 이식을 위한 사전준비가 없다가 문제가 제기되자 급하게 차량을 동원해 이미 녹지로 조성된 고속도로변 완충녹지에 옮겨 심은 것에 대해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출퇴근 길에서 현장을 목격한 신아무개(43, 어곡동)씨는 "얼마 전 많은 예산을 들여 대형태극기를 설치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난 뒤 제방 위에 무궁화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시가 말하는 나라 사랑이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천과 수년째 함께 해온 무궁화가 사라진 구간은 국토관리청이 추진하고 있는 '양산천 북정지구 하천개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유산제 구간으로 올해 말 완공 예정이지만 사업비 확보가 여의치 않아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은 치수 목적으로 진행되는 제방보강공사인데다 예산 부족으로 전체 공정에 차질을 빚고 있어 현재 황량한 제방 위 녹화 사업에 대한 별도의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이 일대는 공사 기간동안 별도의 시 예산이 투입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국토관리청과 해당 구간에 대한 녹화사업 추진 여부를 협의 중"이라며 "현재까지 별도의 친수공간 조성 계획을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