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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고유가 시대를 살다] 융통성 없는 고유가 대책..
사회

[고유가 시대를 살다] 융통성 없는 고유가 대책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241호 입력 2008/07/22 15:45 수정 2008.07.22 12:37
‘차량 홀짝제’, ‘냉방온도 제한’ 등 실효성 논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시행된 정부의 고유가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진데다 그 효과마저 의심스러워 ‘전시성 행정’이 아니냐는 공직사회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각 공공기관의 관용차량과 공무원 소유 차량에 대해 홀짝 운행제가 전면 시행됐다.

시행 첫 날부터 시청 앞은 초등학교를 방불케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가족과 함께 출근하며 공무원을 데려다주는가 하면 일렬로 늘어선 택시들은 여느 때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홀짝제 시행으로 공무원들이 차량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곳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요일별로 카풀을 하거나 가족들의 차량을 이용하는 자구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 뒤편 도로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불법 주차 차량이 눈에 띄었다. 홀짝제를 피해 일부 공무원들이 시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출퇴근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시책으로 편법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정부의 대책을 비꼬았다.

특히 넓은 행정구역 탓에 현장 출장이 잦은 일부 사업부서에서는 관용차량을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개인 차량을 업무에 활용하는 일이 많아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에어컨 온도를 27℃로 제한하자 오후가 지나면서 사무실은 찜통같은 상황이 연출돼 정작 업무 수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차량 에어컨도 처음에는 온도를 낮췄다가 서서히 온도를 조정하는게 연료를 절약하는 방법인데 아침 출근부터 높은 온도에 실내온도를 맞춰 놓다보니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낭비하고, 업무는 업무대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후 6시 퇴근 시간 이후 야근을 하게 되는 경우 중앙통제식으로 운영되는 에어컨이 모두 꺼져 사무실마다 선풍기를 돌리고 있지만 열어놓은 창문으로 벌레가 날아들거나 서류가 선풍기 바람에 날려 제대로 선풍기조차 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한 공무원은 “과거 중앙통제식 정책으로 효과를 거두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강요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방침”이라며 “에너지 절약과 함께 효율적인 업무 수행 환경을 마련하는 것 역시 고민해야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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