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홈페이지에 낯뜨거운 음란성 게시물이 게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터넷 시대 의회상에 대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시의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1천200여건의 영어제목으로 된 스팸성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들 대부분은 음란성 사이트로 연결되는 내용으로 공공기관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시스템 노후화로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이같은 일이 벌여졌다"며 "관리업체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수시로 관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지사항에 시의회 관련 내용은 2003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30여건에 불과해 단순한 시스템 노화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홈페이지 활성화에 대한 시의회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시의회 홈페이지는 지난 2002년 500여만원을 들여 개설한 이후 2005년 각종 회의록을 전자문서화하고,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2천800여만원을 들여 한 차례 업데이트한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다.
시청 홈페이지가 시각장애인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한 기능 업데이트를 위해 올해 1억4천만원을 투입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시는 홈페이지 개설 이후 매년 1억여원을 홈페이지 활성화와 기능성 강화 등을 위해 투입하고 있다.
물론 시의회 예산 편성에 집행부가 인색하다는 시의회의 불만도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시의회 홈페이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원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시의회 홈페이지에는 각 의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이를 의정활동에 이용하는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의원은 시의회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인터넷 문화에 익숙치 않은 탓이다.
지난해 의정비 심의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한 의회 공개를 활성화하라는 요구가 나왔지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시의회 홈페이지에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우선되고, 이를 적극적으로 예산에 반영하는 길을 시의회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들이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벗어나 시민의 대변자,대표 기관으로 시의회가 새로운 시대상과 호흡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