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의회는 공유재산관리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2008년, 2009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했다. 이 가운데 2009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으로 상정된 쌍벽루 복원 사업에 대한 토지와 건물 매입비 49억3천만원을 심의위는 부결시켰다.
지난 2차 추경에서 3천만원을 확보해 시행 중인 쌍벽루 복원을 위한 관련 용역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복원 위치, 규모 등 세부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시는 공유재산 심의와 함께 내년 당초예산에 쌍벽루 복원 사업을 위한 예산 10억360만원을 함께 요청해놓았지만 이번 공유재산 심의 부결로 예산 승인 역시 어려워졌다.
쌍벽루 복원 사업은 지난 6월 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정재환 의원(한나라, 중앙ㆍ삼성ㆍ강서)이 시를 상대로 춘추공원 내 쌍벽루 복원을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쌍벽루가 역사적인 문헌상에 존재하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나 형태 등이 고증되지 않아 시는 사실상 새로운 누각을 건립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시가 2009년 업무계획을 통해 300억원을 들여 춘추공원 내 쌍벽루를 복원하겠다고 나서자 정확한 고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지난 2차 추경에 용역사업비를 승인해줬다.
시의회는 공유재산 심의를 통해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지도 않는 사업에 수십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나서는 시의 의도가 우려된다며 최근 어려운 경기를 감안해서라도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의회는 최근 울산시가 태화루 복원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전통건축 조경, 환경디자인, 역사 고고학, 향토사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위촉해 운영하는 것과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가 쌍벽루 복원의 목표로 제시한 역사성과 전통성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시의 일방통행식 복원사업 추진보다는 문화ㆍ역사계 인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사업비 확보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문화예술계와 향토사학계에서도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할 독립운동가 류현진 선생 생가 복원과 선양사업, 박제상 유적지 정비, 삼장수 기념 사업 등 이미 고증된 사업에 대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가 또 다른 문화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