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 푼 안 들이고 자원봉사를 활용해 명물을 만드는 다른 도시를 본받아라"
계획 없이 강행 일변도로 진행되고 있는 벽화사업에 대해 시의회가 제동을 걸고 개선 방향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시의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는 2009년 당초예산을 심의하면서 예산에 편성된 벽화사업비와 관련, 개선책 없이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벽화사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미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벽화사업은 디자인용역과 실제 시공이 달라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올해 책정된 예산 7억여원을 불과 한 달 새 집행하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본지 257호, 2008년 11월 25일자>
시는 2009년 당초예산에 벽화사업과 관련해 디자인용역비 6천만원, 시설비 8억원, 시설부대비 200만원 등 모두 8억6천200만원을 편성해 심의를 요청했다. 시의회는 이러한 편성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되온 벽화사업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항목별로 50% 삭감했다.
시의회는 무엇보다 벽화사업과 관련 집행부가 예산 절감 노력없이 돈만 들이려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윤정 의원(민주, 비례대표)은 부산광역시 안창마을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별도의 예산없이 행정지원만으로 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해 달동네를 명물마을로 변화시킨 사례에 비해 양산의 벽화사업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벽화사업 추진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허강희 의원(한나라, 상ㆍ하북ㆍ동면) 역시 "벽화사업이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못하고 오히려 흉물스런 모습으로 도시미관을 해쳐 사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는 벽화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일정 공감하면서도 지난 7월 도시디자인계 신설 이후 신설업무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낮아 발생한 시행착오라며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이미 지난해부터 실시한 벽화사업이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집행부의 의지 부족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벽화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이미 수차례 언론과 시의회가 지적해왔지만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사업이 불과 한 달 새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주어진 예산을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계획대로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행부는 올해 벽화사업과 관련, 디자인용역비 5천600만원, 사업비 7억1천200만원 등 모두 7억6천8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11월까지 양산나들목 고가도로 벽면(사업비 2천만원),시청 뒤 후문 입구 측벽(사업비 300만원) 등 2건에 불과했던 사업이 지난달 중순부터 ▶35호국도변 태평양물류창고 옹벽ㆍ새진흥아파트방음벽 벽화공사 5천만원 ▶상북면 진일2차아파트 앞 방음벽 벽화공사 5천만원 ▶동면 1077지방도 영천~남락구간 옹벽 벽화공사 3천만원 ▶동면 영천사거리 방음벽 벽화공사 3천만원 ▶다방동~동면경계 지방도 옹벽 벽화공사 2천600만원 ▶극동아파트옹벽외 4개소 벽화공사 7천400만원 ▶상하북 국도35호선 옹벽 벽화공사 4천600만원 ▶한마음~신기주공아파트간 방음벽하부 벽화공사 1천800만원 ▶삼성동 신기교 고속도로 교각법면 벽화공사 1천900만원 ▶상북면 노인복지회관 앞 방음벽 벽화공사 1천700만원 등 모두 10건(3억3천만원)이 입찰을 마치고 착공했거나 입찰이 진행 중이다.
불과 보름여 남짓한 기간 동안 한 해 편성된 예산의 절반 가까운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들 사업을 추진하면서 확보된 디자인용역비 4천700만원 역시 이보다 1달여 앞선 시점에 모두 집행돼 사업 추진을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집행부는 시의회의 지적에 대해 내년 사업은 도시경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계획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예산 반영을 요구했지만 8억원이 넘는 예산은 과도하게 편성되어 조정이 불가피하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