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는 일단 허 의원이 대법원의 최종판결에서 부활하기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 특성상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을 깨뜨리기 쉽지 않은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로 누가 나설 지에 대해 각종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먼저 언론의 하마평에 거론되는 인사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다. 박 대표가 원내 진출을 고민할 경우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양산에 출마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진의원이자 여당 대표인 박 대표가 양산 발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여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시 한나라당의 낙하산 공천에 양산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반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김양수 전 국회의원이 재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정치인들은 김 전 의원의 출마를 반기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김 전 의원의 출마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 인사들은 양산이 더는 낙하산 공천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이미 양산지역에서 한 차례 국회의원직을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오근섭 시장과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김 전 의원이 다시 후보자로 나설 경우 지역사회 분열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 전 의원 역시 낙하산 공천으로 당선돼 지역 정체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기류 속에 한나라당 공천을 대비해 지역 내 활동 영역을 넓히는 인사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성향’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본부장은 이미 지역에서 물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 본부장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나라당 공천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지난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이창진 전국상조협회 회장, 이장권 전 도의원 등도 재선거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로운 얼굴로 울산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류수열 변호사가 공천을 대비, 지역 활동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한나라당 내부 움직임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거의 대부분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이 한나라당 성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선거에 나설 한나라당 후보자가 누구냐하는 문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지역정가는 벌써부터 합종연횡의 계절을 맞고 있다.
한편 이러한 지역정가의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허범도 의원측은 기사회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허 의원측은 “정확한 물증도 없이 정황만 가지고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대법원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허 의원은 주춤했던 경제분야 의정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