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 오지마을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7일 상북면 내석리 1038번지 김아무개(50) 씨의 주택에 화재가 나 다행히 인근 계곡물을 이용해 화재가 진압됐지만 하마터면 산불로 번져 더 큰 피해를 입을 뻔한 일이 있었다. 내석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이 주택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차가 이동할 수 있는 도로 자체가 협소한 데다 소화기 등 초기 화재 진압에 필요한 화재예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주택이 전소되는 등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양산의 경우 이러한 산간 오지마을이 상당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부실한 실정이다.
원동면과 동면, 상ㆍ하북 등 농촌 지역은 물론이고 웅상지역 역시 도로가 협소해 소방차 진ㆍ출입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화재예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드문 상황이다.
시와 소방서는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홀로 사는 어르신,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화기 지원, 전기시설 점검 등 화재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 오지마을에 대한 화재예방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와 소방서가 지원하는 화재예방 대상자들이 생활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복지시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마을 주민의 경우 저소득층 가구로 분류되지 않아 화재예방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뭄이 계속될 경우 인근 계곡이나 저수지 등에서 소방용수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별도의 소방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초기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화기를 가정마다 비치하는 것도 검토해볼 사안이다. 하지만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시와 소방서는 오지마을에 대한 화재예방시설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 저소득층을 위한 화재예방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오지마을에 대한 화재예방 대책은 미처 검토하지 못한 사항"이라며 "재난관리차원에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서 역시 소화기 보급과 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오지마을에 대해 시와 협조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