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이제 1년이라는 시간도 남기지 않고 있지만 지역 정가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돌발상황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지역정서가 깨어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변수는 '한나라당 공천'
우선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한나라당 공천' 과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10월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될 경우 국회의원 당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판 역시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주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허범도 국회의원이 10월 전에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아 형이 확정된다면 재선거가 실시된다. 지역정가에서는 상고심에서 의원직 상실을 확정한 법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10월 재선거 실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10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선거를 둘러싸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물 밑 합종연횡도 치열해지고 있다.
재선거가 실시될 경우 한나라당이 또 한 번 '낙하산 공천'이라는 지역정가의 반발에 부딪친다면 토박이 정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변수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형 사건 속에 치러진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양수 후보는 열린우리당 송인배 후보와 불과 1천여표차로 어려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유권자 가운데 송 후보의 선전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변수를 등에 업은 선전이라는 분석이 강했다. 반면 김 후보의 당선은 '낙하산 공천'이라는 공격 가운데 얻은 성과였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허범도 후보가 '낙하산 공천'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열의 무소속 유재명 후보를 누르고 3천800여표차로 당선됐다. 앞선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김양수 국회의원과 박빙의 경쟁을 펼쳤던 송인배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4천700여표를 얻는데 그쳤다.
재선거는 지방선거의 바로미터
17대 총선의 화두가 '탄핵'과 '세대교체', '낙하산 공천' 등 이었다면 18대 총선의 화두는 '낙하산 공천', '밀실 공천'이었다. 최근 2번의 총선 모두 한나라당 공천 과정이 문제가 된 셈이다. 비록 한나라당 후보 당선으로 선거가 끝을 맺었지만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지역정서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한나라당 공천 문제는 유권자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 공천이 유권자가 납득할 만한 투명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민심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0월 재선거가 실시될 경우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판세를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선거 진행 과정은 지역정가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의원 당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공천 또는 선거 전략이 수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군과의 합종연횡을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어 10월 재선거 실시 여부에 따라 양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선거국면으로 빠져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