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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굳이 어느 시인의 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어린이보다 못한 어른들의 모습이 뼈아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지난 4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지한 모습의 어린이들이 직접 의회민주주의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4월 23일 입교식을 가지고 한달여간 의제 선정, 의안 작성, 회의 진행 등을 배운 지역 초등학생 30명이 본회의를 개회한 것.
'2009 어린이 의회'는 시의회와 양산시청소년지원센터, 교육청이 주관해 초등학생들에게 의회민주주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시장, 시의회 의장, 의원, 간부공무원 등 역할을 분담하고, 본회의에 상정할 조례안을 마련하고 시정질의와 자유발언을 직접 준비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어린이들이 발의한 <어린이 행복 증진을 위한 조례>, <안전한 학교 주변 환경 만들기 조례> 등 2개의 조례안이 토론을 거쳐 승인됐다. <어린이 행복 증진을 위한 조례>는 어린이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시장과 교육장, 교장 등의 의무가 규정되어 있으며 운동장 인조잔디 설치, 어린이 간접 흡연 예방, 학교 내 휴대폰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안전한 학교 주변 환경 만들기 조례>에는 학교 정문 반경 10m 이내 주차 금지와 스쿨존 수시 순찰, 안전교육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어린이 눈으로 바라본 시정질의와 자유발언은 참석한 어른이 반성해야할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의원역을 맡은 정현도(신양초) 학생은 "초등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이 조기축구회 또는 지역단체들의 행사로 어린이들이 뛰어놀 공간을 빼앗고 있다"며 "시가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시정질의를 했다. 어렵게 마련한 공간을 모두 어른들이 차지하면서 정작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김도윤(북정초) 학생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스쿨존에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하다"며 엄격한 단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찬우(삼성초) 학생은 "통행에 불편하고 다칠 우려가 있으므로 인도 가운데 나무를 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청소년지원센터와 어린이의회를 준비해온 박윤정 의원(민주, 비례대표)은 "짧은 시간 동안 어린이들이 의회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며 "한 달여 동안 진지한 자세로 본회의를 준비해온 어린이들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어린이들이 진행하는 본회의에서 토론과 발표 모습을 보면서 실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회 의원들이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