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회의원 재선거가 확정된 후 지역정가는 각각 이해득실에 대한 셈법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특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출마설이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박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진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양산지역 유권자들의 성향이 박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과 비한나라당 세력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민주노동당이 10월 재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지난 1일 민주노동당은 중앙당 오병윤 사무총장이 직접 양산을 방문, 재선거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남도당 이병하 위원장과 양산시위원회 정진채 위원장, 민주노총 양산시지부 심경숙 의장 등 민노당 당원들이 함께했다.
오 사무총장은 “10월 재선거에서 민노당이 양산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해 모든 당력을 동원,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민노당이 경남지역 제1야당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노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지난 4월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신당, 민주당 등 야권 단일화를 통해 당선한 경험을 바탕으로 야당 간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번 재선거를 ‘반한나라·반이명박’의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민노당은 재선거 출마예비후보로 심경숙 민주노총 양산지부의장(41)과 정진채 민노당 양산시위원회 위원장(42) 등 2명의 지역 출신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이른 바 ‘거물론’에 맞서 지역출신의 젊은 인재를 키워내는 선거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병하 경남도당 위원장은 “양산은 지금까지 2번이나 뜨내기 정치인이 낙하산 공천으로 지역정서를 외면한 채 당선되었다”며 “지역의 참신한 인재를 키워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박 대표의 출마설에 대해 “지역민을 위한 선거가 아닌 차기 국회의장을 위한 출세의 장으로 재선거가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박 대표의 출마설을 비난하기도 했다.
민노당의 이러한 방침에 따라 이번 재선거가 중앙정치권의 대리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한나라당이 이미 박희태 대표와 김양수 전 의원 등이 공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다수의 정치인들이 숨가쁜 물 밑 행보를 보이고 있고, 오는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이후 민주당과 영남권 친노세력의 입장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재선거 예비후보등록에서 이장권 전 도의원(48, 한나라당)이 “6대째 양산에서 살면서 양산지역 구석구석을 잘 알고 양산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현재 흩어져 있는 양산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라며 처음으로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