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내원사 일대에 보행자 편의를 제공하고, 내원사 계곡을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보행도로 조성 사업이 '2% 부족한' 사업 시행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시는 지난 2007년부터 이달 말까지 내원사 산문에서 고속도로 육교 연결지점까지 1.5㎞ 구간에 합성목재데크 보행로와 차량방호책을 설치하기 위해 17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산문 앞에서 산마루식당까지 468m 구간은 이미 사업을 완료했으며, 현재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나머지 구간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계곡으로 변한 진입도로
논란이 된 것은 기존 설치 구간에 최근 장마비가 쏟아지면서 이 구간에 밀집된 주택, 상가에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산에서 쏟아진 빗물이 계곡으로 유입되지 않고 도로를 따라 고이면서 침수 피해를 입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목재데크 보행로 설치 이전에는 도로에 고인 물이 배수구를 따라 계곡으로 유입돼 침수 피해가 없었지만 설치 이후 침수 피해를 입게 됐다며 공사가 '눈에 보이는 곳'에만 신경 쓴 나머지 주민들의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지난 7일 장마비가 내릴 때는 산마루식당 내부로 물이 차 때 아닌 소동을 겪기도 했다는 것. 또한 주민들은 현재 설치된 보행로 배수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물길이 특정장소로 몰리면서 토양 유실에 따른 축대 붕괴마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방호벽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배수 문제만이 아니다.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구간에 설치된 차량방호책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시는 지방도인 내원사 진입도로에 보행로를 조성하기 위해 경남도의 협의를 거쳐 차량방호책을 설치했지만 '관광자원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도로 경관을 망쳐놨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높이 1m 가량의 금속재질 방호벽이 안전과 경관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내원사 입구 경부고속도로 연결 육교에서부터 산마루식당 앞까지 1.1㎞ 구간에 기존 도로에서 계곡 방향으로 데크를 설치해 보행로를 확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설치된 방호벽이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내원사 계곡과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인도와 차도가 분리돼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행공간이 협소할 뿐 아니라 차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차량이 지나칠 경우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사시사철 등산객과 피서객이 몰리는 내원사 진입도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산림공원과는 경남도와 시 도로담당부서의 의견을 받아 '안전관리지침'에 따라 부득이하게 차량방호벽을 설치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현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허강희 의원(한나라, 상ㆍ하북ㆍ동면)은 "현장 상황과 사업의 목적을 충분히 고려해 섬세한 행정을 펼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획일적인 행정이 아닌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행정이 이루어졌다면 주민 민원은 물론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무마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내원사 일대 주민들이 제기한 배수 문제에 대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비로 인한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강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