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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朴 VS 多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296호 입력 2009/09/08 09:23 수정 2009.09.08 09:23
박희태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재선거 국면 주도 양상

향후 여당 공천 경쟁ㆍ야권 대응 전략 '점입가경'



↑↑ 지난 1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예비후보등록 이후 처음으로 양산을 찾아 지지자들을 만났다. 현충탑 참배 이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 대표는 "양산을 화끈하게 발전시키겠다"며 출마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박 대표는 공식적인 출마 행보 이후 지난 7일 대표직을 사퇴하고 양산 선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려 있다.
ⓒ 양산시민신문
집권여당 대표의 힘은 남달랐다. 

출마를 선언한 이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지역정가와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양산 재선거를 전국적인 관심사로 이끌어 냈다. 박 대표는 출마 선언과 함께 외부로는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불러 일으켰고 내부로는 공천희망자들의 견제를 받게 됐다.

우선 박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가장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곳은 바로 '집 안'이었다.

재선거가 확정되자 기존에 출마를 준비해온 지역인사들은 박 대표의 출마 선언이 '불공정한 시합'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일부 인사들은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최근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른 바 낙하산 공천으로 지역 민심이 분열된 사례를 언급하며 박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이러한 가운데 박 대표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복잡한 당내 상황이 어떤 형태로 공천 심사에 반영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대표가 공천을 받게 될 경우 그동안 박 대표 출마에 반발해온 일부 공천신청자들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다면 여권 내 분열로 표 분산은 불가피하다. 여권 분열로 야권이 이득을 얻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당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친박계열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복당을 허락한 당 지도부의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 연구원 역시 박 대표가 공천을 받을 경우 다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한 김양수 전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수차례 불공정한 공천 심사가 이루어질 경우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고, 공천을 신청한 이장권 전 도의원, 이상대 부산외대 겸임교수, 박상준 해운청소년수련원 이사장, 김용구 전 국회사무차장, 김현성 변호사 등 다른 후보 역시 지역연고와 전문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오는 15일께 이루어질 예정인 공천심사 결과 발표에 따라 여권 후보 난립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한나라당 공천을 준비해온 이승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지역출신으로 그동안 한나라당 공천이 지역민심을 외면해왔다며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상걸 전 의장 역시 여권성향의 인물로 박 대표의 출마를 겨냥하고 있다.

한편 야권 역시 한나라당 후보에 따른 '맞춤형'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은 이번 재선거를 민주개혁진영의 단일후보로 치른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민주노동당 역시 '반이명박'의 기치 아래 단일화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정한 바 있다.

최근 야권의 움직임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친노그룹의 정치세력화이다.

지난 4일 부산에서는 '시민주권모임' 부산ㆍ경남 설명회가 열려 참여정부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민주권모임 공동대표인 이해찬 전 총리는 이날 설명회에서 "10월 재선거에 모임의 가치와 목적을 함께할 수 있는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주권모임은 그동안 내부 회의를 통해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을 후보로 결정하고 민주당에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비서관은 민주당 복당 이후 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민주노동당 역시 지난 2일 강기갑 대표가 지역 당원들과 만나 재선거에 대한 여론 수렴과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민주노동당은 지역출신 후보 외에 전략공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재선거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내심 박 대표의 출마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야권은 박 대표가 한나라당을 대표해온 점과 지역연고가 약하다는 점, 고령이라는 점 등에서 대립각을 세워 야권에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박 대표의 출마로 여권 내 분열이 가속화될 경우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집안 내ㆍ외부의 반발과 견제 가운데 대표직까지 버린 박 대표가 오랜 정치경륜을 바탕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여부가 양산 재선거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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