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 가을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왔다.
최근 국내에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로 인해 각종 가을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시와 삽량문화축전추진위는 오는 10월 9일 개최 예정이던 2009 삽량문화축전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지역 대표 축제인 삽량문화축전이 취소된 배경은 신종플루 확산으로 인한 행정안전부의 지침이 결정적인 계기였다.<관련기사 296호, 2009년 9월 8일자>
행안부는 지난 3일 ‘신종플루 확산 관련 지방자치단체 각종 축제 및 행사운영 지침’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 연인원 1천명 이상 규모의 행사를 원칙적으로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지침에는 행사 추진 시 신종 플루 확산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지자체의 경우 행정·재정상 불이익은 물론 담당공무원을 징계하겠다는 문책성 인사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결국 시와 삽량문화축전추진위는 이러한 지침에 따라 축전을 전격 취소하게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무엇보다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축전을 취소하게 됐다”며 “축전 준비에 사용되고 남은 예산 5억원 가량은 신종플루 확산 방지와 시민 건강 증진 사업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가 계획하고 있거나 민간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던 각종 행사도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통도사가 오는 22일 개최 예정이었던 수륙방생 대법회는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 취소되었고, 시민알뜰나눔마당·청소년문화존 댄스페스티벌·양산시탁구연합회장기배 탁구대회 등의 행사들도 취소됐다. 이밖에도 가을에 실시되는 각종 체육·문화행사들이 실시 여부를 놓고 주최측들은 고민에 빠져있다.
한편 행안부의 지침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에서 각종 가을 축제를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축제 특수’를 기대하던 지역 상권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축제를 통해 지역경기 활성화를 기대하던 관련 업종들이 행사 취소로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되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축제와 직접 연관되는 이벤트 업체들은 ‘한철 장사’를 망치게 되었다며 울상이다. 올해 초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뒤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여 가을 특수를 기대했지만 신종플루 확산 여파로 직격탄을 맞게 된 셈이다.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전국 지자체에 행사 취소 지침을 내린 행안부는 이러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1일 새로운 지침을 내놓아 더욱 혼선을 빚고 있다. 행안부는 새로운 지침에서 폐쇄된 실내공간에서 개최되면서 만5세 미만의 영·유아,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거나 감염 예방조치를 시행하기 어려운 지자체의 축제·행사는 가급적 취소·연기할 것을 권고하면서 이 밖의 행사는 지자체 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처음 지침보다 완화된 규제 내용인 셈이다.
이러한 행안부의 지침 변경은 신종플루에 대한 오해를 더욱 부추기고 일선 지자체의 사업 추진을 혼란스럽게 하는 ‘오락가락’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