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치 않지만 기분이 찝찝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양산시당원협의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서 공천이 확정된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기호 추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선거법에 따라 이름 가나다순으로 배정됐던 기호가 ‘추첨방식’으로 변경돼 선관위에 통보된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르면 기존 이름 가나다순으로 일괄적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방식에서 정당이 공천한 후보들의 기호를 해당 정당이 선관위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 한나라당의 경우 2~3명의 후보자가 출마할 수 있는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후보자들은 정당기호 1번에 ‘가, 나, 다’의 기호가 붙게 된다.
추첨 결과 가 선거구(물금ㆍ원동ㆍ강서)에서는 박정문 예비후보가 ‘가’를 받았고, 박말태(1-나)ㆍ김수문(1-다) 예비후보가 뒷 기호를 부여받게 됐다. 나 선거구(상북ㆍ하북)에서는 정경효(1-가)ㆍ박인주(1-나), 다 선거구(중앙ㆍ삼성)에는 한옥문(1-가)ㆍ이용식(1-나), 라 선거구(동면ㆍ양주)에서는 최연화(1-가) ㆍ김종대(1-나) 순으로 기호를 받게 됐다. 웅상지역인 마 선거구(서창ㆍ소주)에서는 이채화(1-가)ㆍ박인(1-나), 바 선거구(덕계ㆍ평산)에서는 손정락(1-가)ㆍ김지석(1-나) 예비후보가 순서대로 기호를 확정했다.
공교롭게도 6개 선거구에서 모두 이름 가나다순의 뒤인 후보들이 ‘가’를 받게 됐다. 이번 기호 배정은 후보자들의 합의에 따라 추첨순서를 먼저 뽑은 뒤 기호를 뽑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양산지역에서 투표용지 1번에 해당하는 ‘1-가’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초의원들의 기호 배정을 둘러싸고 후보자들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실제 추첨 이후 뒷 번호가 배정된 한 후보자는 “기호 순서에 따라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지역 유권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나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열심히 지역 활동을 통해 인지도와 지지도를 쌓아온 만큼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1-가’를 배정받은 예비후보들 역시 표정관리를 하면서 공연히 역풍이 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기호 배정 이후 이미 당선된 것처럼 지지자들이 해이해질까 조직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