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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파행에서 담합으로 끝난 원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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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행에서 담합으로 끝난 원 구성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340호 입력 2010/07/20 10:02 수정 2010.07.20 10:02
동수 이룬 의회, 비한나라 상임위원장 3석 가운데 2석 차지

선거법 위반에 따른 세 균형, 정치적 입장따라 이합집산 우려



ⓒ 양산시민신문
“박수도 야유도 없었다”
회기 연장이라는 파행 끝에 제5대 시의회가 원 구성을 마무리했지만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양산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의회운영ㆍ기획총무ㆍ산업건설위원회 3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선거를 실시했다. 개표 결과 민경식 의원(중앙ㆍ삼성, 무소속)이 의회운영위원장에 선출되었으며, 기획총무위원장은 정경효 의원(상ㆍ하북, 한나라), 산업건설위원장은 서진부 의원(서창ㆍ소주, 무소속)이 선출됐다.

개원 당시만 하더라도 한나라당 8명, 비한나라당 7명을 구성된 의회에서 한나라당 소속인 김종대(동면ㆍ양주)ㆍ박말태(물금ㆍ원동ㆍ강서) 의원이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한나라당 독식 분위기가 감지되었지만 변수는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한나라당 손정락 의원(덕계ㆍ평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동수로 세력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본지 339호, 2010년 7월 13일자>

회기를 연장하며 상임위 선거를 미룬 것 역시 이러한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회기가 연장된 기간 동안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측은 물밑 접촉을 통해 비한나라당측에게 상임위원장 2석을 배분하는 것으로 최종정리됐다. 개표 결과에서도 양측이 미리 조율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원 구성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3명의 의원들은 당선 인사에서 하나같이 중책을 맡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화합’을 강조했다. 김종대 의장 역시 본회의를 마무리하면서 ‘화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의 대립으로 시작해 파행을 겪은 의회 원 구성이 결국 의원들의 암묵적 합의를 통해 마무리된 셈이다.

이번 원 구성과정에서 지난 7일 김효진 의원(물금ㆍ원동ㆍ강서, 무소속)이 원 구성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의회 회의규칙의 개정을 언급한 것 외에는 어느 의원도 공식적인 문제를 제기한 바 없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힘든 의결구조를 바꾸려는 논의가 무르익기도 전에 우선 의원들의 암묵적인 합의로 원 구성이 마무리된 것이다.

김효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현재 교황선출방식의 원 구성이 비민주주의적인 방식이라며 후보등록과 정견 발표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장ㆍ부의장 선출 이후 상임위 구성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논의는 구체화되지 않은 채 이른바 ‘물밑 협상’만이 진행됐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평가다. 원 구성 합의 과정이 여전히 밀실에서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합의과정에서 향후 문제점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화합’만을 강조한 것이 시민들 입장에서는 ‘자리 나눠먹기’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번 합의가 수준높은 정치적 배려가 아닌 선거법에 따른 변수로 인한 것이어서 결국 폐쇄적인 의회 운영이 이어질 경우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어 의원들의 합의가 의회 운영의 만능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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