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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음부터 몰고 온 KTX
사회

소음부터 몰고 온 KTX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352호 입력 2010/10/26 09:51 수정 2010.10.26 09:51
11월 개통 KTX 양산구간, 시범운행부터 소음으로 ‘몸살’

평산동 장흥ㆍ동면 개곡ㆍ창기ㆍ영천마을 대책 마련 호소



ⓒ 양산시민신문


오는 11월 개통되는 KTX 노선과 맞닿아 있는 마을 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KTX 2단계 구간 시험운행에 들어간 철도시설공단이 사전환경성영향평가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 노선과 맞닿아 있는 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방음벽 추가 설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주민들은 시의회를 방문,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지고 이주 대책까지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주민들은 KTX 시험운행 이후 법적기준치 이하라는 철도시설공단의 설명과 달리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은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원효터널 구간 가운데 운행노선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평산동 장흥ㆍ동면 개곡ㆍ창기ㆍ영천마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방음벽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은 물론 현재 방음벽이 설치된 일부 구간 모두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소음방지시설이 추가로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곡마을 주민은 “개곡마을은 산과 터널, 고가도로가 모두 지나는 구간으로 소음이 울림현상을 보이며 실생활에서 느끼는 소음도는 훨씬 크다”며 “심지어 가옥이 균열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창기마을 주민 역시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사람을 덮치는 듯한 위협적인 굉음”이라며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전락해 차라리 이주를 시켜 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천마을 주민들은 “KTX 노선이 지나는 곳이 영천초등학교와 불과 60여m 떨어져 철도공단이 설치한 1.5m 높이의 방음벽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며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는 노선에 대한 사전 배려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장흥마을 주민들은 소음 외에도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무지개폭포 경관이 훼손돼 이곳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을 가로지는 흉물스러운 KTX 노선의 미관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철도공단이 주민들을 속인 채 사업을 진행한 꼴이라며 반발하며 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보완책을 양산시와 함께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날 시의회는 주민과 시공업체, 철도공단, 양산시가 공동으로 소음도를 재측정해 이에 맞는 보완시설을 추가설치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방음벽만으로 소음으로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불신이 가득한 상태여서 이후 KTX 노선 인근 마을 주민들이 집단 이주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그 동안 불편을 감수해온 주민들이 결국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등질 수도 있는 우울한 풍경이 ‘전국 하루 생활권’이라는 KTX 운행 목적 이면에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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