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나동연 시장’이 취임했다. 지난해 11월 오근섭 전 시장의 자살로 인해 6개월여간의 부시장 권한대행체제가 새로운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정상운영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 각종 업무현황을 파악한 뒤 최근 내년 당초예산이 시의회의 승인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임기를 맡게 된 나동연 시장의 시정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나 시장이 취임 이후 새로운 신규사업보다 기존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주요 시정 운영 방침으로 정하면서 양산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 추진할 사업의 전반적인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2010년 시정에 대한 결산은 나 시장이 말한 ‘양산의 아름다운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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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正道)’ 양산, 시작은 상쾌
나동연 시장은 취임과 함께 ‘정도(正道)’ 양산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전임 시장들의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는 것이 성공한 시정의 첫걸음이라는 지역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나 시장은 일제의 청탁을 배제하고, 이권에 개입하지 않으며, 군림하지 않는 시장이 되겠다며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러한 나 시장의 의지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또한 해마다 국민권익위에서 실시하는 지자체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하던 양산시가 올해 평가에서 전국 73개 기초단체 가운데 25위, 경남도내 8개 시 단위 지자체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6개월의 시정 운영이었지만 탈권위와 효율적 시정을 위해 나 시장을 중심으로 공직사회 구성원인 공무원이 서로 적극적 협력과 지원을 통해 시정효과를 극대화 하자는 내용의 ‘AA(Active Assistor)운동’ 등 조직변화 분위기가 일정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긴축재정 속 산재한 현안사업 조정
나 시장이 임기 초반 청렴한 공직사회 분위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전임자인 故 오근섭 시장과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특히 개발성과중심의 이전 시정이 무리한 개발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해 시의 재정 악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현안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기도 했다.
나 시장은 취임 100일을 즈음해 전임시장이 추진해온 주요 사업에 대해 재검토 작업을 거쳐 발표했다.
이미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 나 시장은 “새로운 사업보다 기존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노사문화의 전당 건립, 삼산시민회관, 종합운동장 시민휴식공간 조성, 대석근린공원 조성 등은 사업 추진이 중단됐고, 동남권의료중심도시 육성, 충렬사 건립, 천성산 생태공원 조성, 양산2교 가설 등의 사업은 계속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추진키로 결정한 일부 사업은 여전히 타당성 논란이 끊이질 않거나 중단된 사업에 대해 이해관계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행정신뢰’와 ‘건전한 지방재정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내년 시정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조직개편 착수, 새로운 리더십 추구
나 시장은 취임 이후 기업CEO 출신다운 합리적인 업무처리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지역별ㆍ직능별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해 지역여론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시장이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적 갈등을 빚으면서 물의를 일으킨 것과 달리 박희태 국회의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국비 확보에 전념하고 있는 것도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 시장이 전임시장과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수렴한 지역여론을 시정에 직접 접목시켜 갈등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합리적 스타일과 달리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는 개발중심의 시정을 이끌어온 전임시장들과 다른 모습으로 공직사회와 시정을 이끌어가야할 이유가 되고 있다.
내년 2월 예정된 정기인사는 나 시장의 조직장악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될 전망이다.
성장과 관리, 두 마리 토끼 잡기
지역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는 여전히 거세다. 또한 교육ㆍ문화ㆍ복지에 대한 욕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 시장은 올해 교육관련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삽량문화축전 개최를 재검토하기로 하는 등 교육ㆍ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구유입을 위해 시가 추진해온 대규모 산단조성이 시의회에서도 거부감을 보이면서 공업용지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막산단의 저조한 분양율과 지지부진한 신도시 조성, 연기가 확실시되는 동면사송택지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사업 등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나 시장의 입장에서 풀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신도시지역의 안정으로 더욱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중앙ㆍ삼성ㆍ강서동 등 원도심지역에 대한 활성화 방안도 현재 용역을 진행 중이어서 나 시장이 경찰서ㆍ교육청ㆍ시외버스터미널 부지 활용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방재정으로 나 시장이 실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사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시민들의 여론을 모아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것인가하는 문제는 ‘나동연 시장의 성공’을 가늠하는 잣대로, ‘아름다운 변화, 희망 양산’을 선언한 나 시장의 내일을 기대와 우려로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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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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