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시인 양산은 새로운 유입인구와 기존 토박이들과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논리에 밀려 왔던 지역문화의 소중함이 강조되고 있어 지역문화의 중심으로 버팀목이 되어야 할 문화원의 새로운 역할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 착공한 유물전시관ㆍ문화원 건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문화원과 이원화되어 있던 향토사연구회가 문화원 산하기구로 제자리를 찾는 등 문화원 운영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신묘년 새해를 맞아 지역문화의 구심점을 거듭나기 위해 고심 중인 정연주 원장을 만나 문화원의 새로운 목표와 다짐에 대해 들어보았다. ⓒ 양산시민신문
▶새로운 한 해가 밝았습니다. 우선 시민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26만 시민 여러분 신묘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함께 전통문화를 계승해 왔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역사와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현대사회에 맞는 문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오랜 숙원이던 유물전시관과 문화원 건축 기공식이 있었습니다. 그 의미와 감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나동연 시장의 취임후 첫 사업으로 오랜 숙원이던 유물전시관과 문화원 건립공사가 지난해 11월에 착공되어 현재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올해는 무엇보다 우선해 우리 지역에서 출토되어 타 지역 박물관 등에 분산 보관되어 있는 유물들을 환수해서 유물전시관 개관에 맞추어 전시돼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양산시와 의회 그리고 유관기관, 단체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범시민적인 유물환수운동이 전개되어야 하겠습니다.
▶양산은 박제상과 이원수로 대표되는 충절과 문화의 유산이 뚜렷한데도 불구하고 그 정신적 유산의 바로 세우기 사업이 부진했습니다. 시에서는 올해 충렬사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정신문화운동의 방향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양산시민의 정신적 문화유산의 지주는 관설당 박제상 충렬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부터 박제상공의 유적지 성역화사업이 추진돼 왔습니다만 그 진도가 지지부진할 뿐 아니라 지난해 1차 용역결과를 보면 현 효충사를 중심으로 뒤편에 징심헌과 사랑채 정도만 건립하는 것으로 되어있는 바, 이를 전면 재검토하여 부지를 최소한 3만평 규모로 확보하고 입구부터 홍달문, 외삼문, 내삼문, 대청과 사당, 징심헌, 기념관 그리고 백결선생을 기리는 방아타령을 표현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추고 외부에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양산시민신문
문화유적지는 조성 단계부터 세밀한 계획을 세워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종합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여기가 박제상공의 혼이 깃든 곳이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 시민들의 정신문화의 장(場)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향토사연구회가 이원화 운영되고 있다가 최근 문화원 산하기구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올해 어떻게 운용해 나갈 계획입니까?
지난해 7월 문화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약속드린대로 문화원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각종 규범을 현실에 맞게 개정 또는 보완하는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그 중 하나로 그동안 문화원에서 운영하던 향토사연구소와 민간에서 운영하던 향토사연구회를 일원화해서 지난해 12월 1일자로 ‘양산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로 출범하였습니다. 향토사연구회장으로 있던 정동찬 씨를 소장으로 위촉하였으며, 자체적으로 분야별 소그룹을 구성해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전통문화예술 강좌가 구태의연할 뿐 아니라 예총과의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운영방침이 있으신지요?
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학교가 다소 미흡함을 인정합니다. 올해부터는 문화원 부설 예술문화연구소를 만들어 소장 책임하에 운영의 내실을 기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특히 인간문화재 김덕명 선생과 그 문하생들이 해오던 지역의 전통춤과 양산학춤의 전수와 육성을 위한 양산전통춤반을 문화원에서 직접 운영토록 하였으며, 기존의 남도민요반, 전통풍물반, 한국무용반, 청소년오케스트라도 연구소장 책임하에 활성화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김덕명 선생께서 새로 복원 발굴한 정통지신, 성주풀이 등 풍물반을 육성해 도 단위 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한편 정 원장은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담 내내 문화원 운영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젊은 시절 누구 못지 않은 주량을 자랑하던 정 원장은 스스로 4~5년 전부터 반주 한두 잔 정도로 술을 줄이고 매일 아침 6시쯤 일어나 양산천을 산책하는 등 자기 관리에 힘쓰며 새로운 문화원 위상 정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대담_박성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