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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아시아 디자인 허브도시 양산을 말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 ‘디자인’에 주목하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372호 입력 2011/03/22 11:03 수정 2011.03.22 10:56
지식경제부 ‘아시아디자인연구소’ 발전 방향 모색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지역 경제 체질 개선 기대




ⓒ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민신문
“디자인 경쟁력이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 16일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아시아 디자인 허브 양산 정책 토론회’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주관하고,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는 박 의장이 양산의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손꼽으며 의욕 있게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유치를 통해 양산 경제의 체질 개선을 이끌겠다는 구상의 첫 걸음이라 평가된다.

박 의장은 “의류 등에 국한돼 거론되던 디자인이 이제 모든 산업 분야에 필수적인 요소로 확산됐다”며 “양산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 산업을 적극 활용한다면 큰 양산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의장은 지식경제부가 용역에 착수한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설립을 오는 2013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아시아디자인연구소를 중심으로 융합디자인대학(원)과 디자인을 통한 도시혁신화 시범도시 사업 등을 포함해 양산은 물론 동남권의 경제활성화와 수출전진기지화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백종원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박종원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장, 윤영석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 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 디자인브랜드연구센터장, 차강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HE디자인연구소 상무, 김태희 영산대학교 모바일미디어연구소장, 조용철 양산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이해걸 양산시 기업지원과장 등 8명의 패널이 참석해 각각 전문분야별로 아시아 디자인 허브도시로 양산의 내일에 대한 전망과 기대감을 발표했다.

디자인은 창조시대의 경쟁력 

백종원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우선 ‘디자인’의 시대적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백 부회장은 “21세기는 창조의 시대”라며 “창조의 시대에는 창의적인 1명의 인재가 10만명을 먹어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부회장은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전통적인 굴뚝 산업 대신 디자인 산업을 통해 경제적 부를 축적하고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사례를 언급하며 양산이 이러한 국가와 도시들의 사례를 검토해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 부회장은 특히 양산에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설립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쿠쿠전자와 같은 생활용품 제조업체가 친환경적인 디자인요소를 도입해 대량 생산이 아닌 맞춤형 소량 생산 방식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유리한 지형으로 디자인 산업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통도사라는 천년 고찰이 있는 양산은 아시아적 디자인의 모태가 되는 가족과 성찰이라는 주제의 인본주의를 디자인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라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아시아’라는 화두에 양산이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앞서 백 부회장이 디자인에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언급한 것에 이어 이어진 패널들 역시 아시아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수차례 반복했다.

박종원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장은 세계 디자인 흐름이 친환경 디자인, 아시아 디자인, 스마트 디자인, 뉴 프리미엄 디자인, 과거 회귀 디자인 등의 큰 주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가운데에서도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박 과장은 “세계적으로 기술이 평준화되고 있는 시점에 디자인의 경쟁력은 산업경쟁력을 넘어 국가경쟁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디자인을 학문과 산업 분야에 접목시킨 융합시대를 양산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영석 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아시아 디자인 허브도시로써 양산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이사장은 아시아 디자인 허브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설립과 융합디자인 대학(원) 육성, 디자인 전문기업 유치, 아시아 디자인 산학연 연계 구축 등의 토대 마련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동 출신인 윤 이사장은 “양산은 부산, 울산, 대구 등 동남권 주요 산업도시와 연계되는 우수한 교통망을 가지고 있는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어 인재 유치와 함께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 토대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이사장은 양산의 디자인 분야 특화산업으로 공예산업 육성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윤 이사장은 조선 사발을 처음으로 재연한 고 신정희 선생을 사례로 언급하며 고려시대부터 계속되어온 양산지역 도자기 문화와 통도사 천연염색, 웅상지역 박공예 등이 아시아 디자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소재로 적합하다며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윤 이사장은 아시아디자인마켓 유치와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정 등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유치가 디자인도시 양산을 만드는 첫 걸음으로 지역 경제를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

디자인 산업의 영향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현상이다. 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 브랜드연구센터장은 아시아 산업의 현황에 대해 분석하면서 아직 아시아가 서구에 비해 디자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중국의 성장과 함께 아시아 시장이 미국의 시장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 아시아 디자인을 주도할 허브 도시로써 양산이 지금부터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신 센터장의 주장이다. 신 센터장은 이탈리아 밀라노를 사례로 양산이 디자인 문화와 지역 내 자원들이 연계된 디자인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강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HE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양산과 디자인이 무슨 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 의문”이라며 도전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차 상무는 “양산은 디자인 산업을 유치하기에 열악한 상황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지만 감성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차 상무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디자인은 이러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차 상무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지자체와 지역 기업, 대학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시작되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자인 도시 양산으로 탈바꿈

지금까지 도시와 디자인은 ‘도시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경관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양산이 디자인도시로 도시의 기능이 재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희 영산대학교 모바일미디어연구소장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위치하여 각각의 최고를 얻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는 애플사 CEO인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융합’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김 소장은 “디자인 산업의 성과를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디자인 교육은 지역의 산업과 도시, 예술, 인문 자원 등이 디자인과 융합된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핀란드의 사례로 언급하며 디자인대학, 공과대학, 경제대학이 통합된 알토대학이 양산지역에 필요한 교육체계라고 주장했다. 알토대학은 디자인팩토리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교수, 연구원, 학생과 기업, 지역사회가 협력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디자인연구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우수한 인재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이 반드시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철 양산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역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지역 디자인 산업을 양산을 거점으로 부산, 울산까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동남권 디자인 산업도시로 양산이 전략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산시를 대표해 패널로 나선 이해걸 양산시 기업지원과장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가장 먼저 모이를 먹는다”며 “전국 230여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양산시가 디자인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쟁력 제고에 앞장 선 만큼 의지를 가지고 정부 시책과 발맞춰 아시아디자인 허브도시 육성을 이끌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대한 양산시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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