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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인의 날, 봉사 나선 장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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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봉사 나선 장애인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377호 입력 2011/04/26 09:26 수정 2011.04.26 09:25
사회적기업 블루인더스 직원 노인요양원 봉사

장애인 아닌 이웃으로 나눔의 정신 실천 ‘눈길’



ⓒ 양산시민신문
“나눔은 많이 가진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작은 것을 함께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지난 21일 어곡동에 위치한 양산노인요양원에는 노란색 옷을 맞춰 입은 봉사자들이 어려운 형편에 처한 어르신들을 찾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봉사자들이 어르신들과 어울려 있었지만 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청각장애인들이 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인 (주)블루인더스(대표 정천식)는 30명의 임직원 가운데 20명이 장애인들이다. 그 가운데 청각장애인이 10명, 지적장애인이 10명 이다. 이들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함께 사는 이웃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요양원을 찾았다.

 
ⓒ 양산시민신문 
정천식 대표는 “직원 대부분이 장애인들이라서 장애인의 날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없을까 직원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봉사활동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직원 스스로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적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봉사에 나선 직원들은 요양원을 찾기 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줄 작은 공연을 준비해왔다. 한 직원이 농아인협회에서 운영하는 스포츠댄스교실에서 배운 춤을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른 직원들에게 가르쳤다. 또한 지적장애를 가진 직원들은 청각장애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배운 수화를 어르신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래에 맞춰 준비해왔다.

장미라(32, 청각장애1급) 씨는 “수준급은 아니지만 직원들과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연습해 왔다”며 “처음에 쑥스러워 하던 직원들도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 역시 자식 같은 봉사자들이 마련한 공연을 흡족해 하며 몸을 가누기도 힘들지만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이 끝난 후 직원들은 준비한 음식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비록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직원들의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다. 일부 직원들은 어르신들의 밀린 빨래를 개며 요양원 식구들의 일손을 덜어주었고, 요양원 곳곳을 청소하며 어르신들이 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을 표시했다.

직원 가운데 가장 막내인 김한나(22, 지적장애3급) 씨는 “엄마, 아빠 같은 어르신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기쁜 일”이라며 “언니, 오빠들과 함께 한 오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의 날, 스스로 대접받기보다 대접하기를 선택한 그들의 모습에서 봉사의 참된 의미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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