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발전을 위해 긴 안목으로 주춧돌 몇 개를 놓겠다는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참석자들을 상대로 박희태 국회의장은 자못 비장한 어투로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박 의장이 역점사업으로 손꼽아온 전략산업 유치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박 의장의 인사말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날 토론회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양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가운데 지역경제인과 공무원,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서 양산지역 전략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박 의장은 “양산은 재래식 경제구조로 효율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변화의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이번 토론회가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ㆍ모터산업 메카도시 목표
박 의장의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홍진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산지역 전략산업으로 전지산업과 모터산업을 손꼽았다. 지식경제부가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준 ‘지역산업진흥 종합계획’의 중간보고 형태로 진행된 발표에서 홍 위원은 정부가 선정한 200여개의 유망산업 가운데 양산지역의 입지적합성, 성장성, 경제성, 정책부합성 등의 평가항목을 고려한 결과 전지산업과 모터산업 유치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 위원은 “전지산업 특히 이차전지산업은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중심에서 자동차용, 에너지저장용과 같은 중대형으로 재편되고 있어 세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모터산업 역시 기계ㆍ전자ㆍ전기의 융합산업으로 다양한 응용분야와 함께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양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구체적인 산업육성방안으로 한국전지연구원과 고성능모터기술센터 설립을 통해 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산업 육성이 바람직하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전지연구원은 2016년까지 모두 1천7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고성능모터기술센터에는 2016년까지 37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의지가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도약 위해 필수 ‘한 목소리’
홍 위원의 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자로 나선 지역경제인과 공무원, 전문가 모두 전략산업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선 박태성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총괄과장은 “양산의 산업 여건과 기업 환경, 인재 확보를 위한 정주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논의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며 “동남권 전체를 내다보는 시각으로 우수기업 유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경일 경남도 전략산업과장은 “대안으로 제시된 전지연구원과 모터센터 설립이 경남도 전략산업 육성 계획과 맞물려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책 마련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경제인과 양산시를 대표해 발제자로 나선 박성호 상공회의소 사무국장과 이해걸 기업지원과장은 한 목소리로 “늦은 감이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에 양산시가 뛰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지자체의 힘만으로 어려운 점이 많은 만큼 정부와 경남도,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형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장은 최근 부산시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생산기술연구원 양산 이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