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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커뮤니티비즈니스
‘시민’의 재발견, 생활 속 문제 해결 노력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1/10/25 11:48 수정 2011.10.25 11:41




↑↑ 오사카NPO센터는 6명의 상근인력이 CB 확산을 위한 교육, 컨설팅,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며 ‘연대를 통한 시민 주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는 지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뜻한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경쟁의 시대’에 소외 되어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새롭게 복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글 싣는 순서

1. 커뮤니티비즈니스란?
2. 일본 오사카NPO센터
3. 일본 가라호리클럽 나가야 스톡뱅크
4. 일본 고베 키타노 공방마을
5. 전주 못골시장
6. 서울 성미산마을
7.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일본이 커뮤니티비즈니스(이하 CB)를 주목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대재난의 영향이 크다. 1995년 한신대지진은 일본인들에게 ‘우리’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불가항력의 거대한 재앙 속에서 ‘나’가 아닌 ‘우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과 공동체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정부나 대기업이 해결해줄 수 없는 ‘생활 속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꽃피우고 있다.

일본 역시 우리 사회와 같이 도시 빈곤, 농촌 문제, 고령화 사회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 사회는 지금 CB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 먼저 시작된 CB는 하토야마 내각 출범 이후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이른바 ‘새로운 공공(公共)’으로 정의된 CB의 개념은 기존 행정중심의 사회에서 시민중심의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수직적인 관계였던 행정과 시민사회는 수평적인 관계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대정신 통해 지역문제 해결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에서 특정비영리활동법인으로 활동 중인 오사카NPO센터(대표이사 카나이 히로미)는 1980년 후반 일본 시민자치활동의 전통을 현대적인 의미의 CB로 이어오고 있다.

CB의 확산을 위해 NPO 설립과 운영에 대한 지원사업, 인재육성사업, 컨설팅ㆍ코디네이터 사업, 시민(志民, 일본식 발음) 펀드 조성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오사카NPO센터는 최근 자생적인 NPO나 CB 단체 창립을 위한 컨설팅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으로서 CB 공동체의 창립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적 노하우를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오사카NPO센터는 1996년 오사카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생활 속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정부나 기업에 의지하기보다 ‘시민’이 능동적으로 문제해결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1995년 한신대지진에서 나온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되었다. 한신대지진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생활 가까운 지역의 크고 작은 문제에 눈을 뜨게 만든 원동력이 된 셈이다.      

오사카NPO센터는 창립 이전부터 청년회의소 회원 가운데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노무사 등의 전문가 집단이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해왔다. 따라서 오사카NPO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컨설팅 사업은 보다 전문성을 가진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통해 구체화되고 실제 CB를 추진하려는 지역공동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민간 중심의 지역 활성화 시도


오사카NPO센터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CB의 첫 걸음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다양한 강좌와 연수 사업을 통해 ‘인재 육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2002년부터 CB 컨설팅 전문가 육성을 위한 강좌를 개설한 것은 CB가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ㆍ지원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 많은 CB 전문가를 육성해 사회 곳곳에서 필요한 CB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이 오사카NPO센터의 과제로 구체화된 것이다.

또한 오사카NPO센터는 CB의 확산을 위해 CB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한 자체 펀드를 조성해 ‘인재 육성’과 ‘지속적인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志民, 일본식 발음) 펀드는 2006년부터 추진되어 왔는데 해마다 모금목표액을 초과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주로 기업과 개인 기부자들의 모금으로 조성된 펀드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CB 공동체에 지원된다.

지자체나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 지역개발을 이끌어내려는 우리와 달리 순수한 민간분야의 노력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과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내려는 오사카NPO센터의 시도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역사회 구성원 연대 시급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실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오사카NPO센터는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사카NPO센터는 ‘산관학(産官學) 연대를 통해 시민 주체의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연대를 꿈꾸고 있다.

지역 정부, 교육기관, 기업, 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양산 역시 다양한 지역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오사카NPO센터가 지역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돼 지역상공회의소와 지자체, 대학 등이 연대를 맺어 다양한 CB 사업을 펼쳐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산에도 청년회의소와 상공회의소 등 경제인단체와 양산대학교, 영산대학교 등 지역 대학에 우수한 연구진이 확보되어 있다. 다만 연대와 협력이 되지 않은 채 각각 다른 입장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문가 집단과 문제를 가진 시민을 연결해주는 ‘오사카NPO센터’와 같은 소통과 연대의 구심점을 마련하는 일이 지역 활성화를 부르짖는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엮어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장수진 기자 hojsj@ysnews.co.kr  



[인터뷰] 오사카NPO센터 야마다 유우코 사무국장
“정부에 의지하는 것으론 한계”

 
ⓒ 양산시민신문 
“CB에서 중요한 것은 지원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마음가짐이다”

오사카NPO센터 야마다 유우코 사무국장은 ‘시민 스스로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사카NPO센터가 다양한 CB 지원을 하고 있지만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들의 자세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지원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CB의 첫 걸음이라는 말이다.

야마다 유우코 사무국장은 “생활 속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정부나 기업에 의지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작은 일부터 시민 스스로 생활 속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인 자세를 가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야마다 유우코 사무국장은 최근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사회공헌’과 ‘지역문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오사카NPO센터가 지향하는 ‘연대’의 정신은 지역 활성화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 ‘인재 양성’은 오사카NPO센터의 화두다. 일에 앞서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은 CB 확산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다양한 강좌 개설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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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스스로의 변화가 CB의 첫 걸음이라는 생각에 따라 실시되는 연수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발길을 잇고 있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사실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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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CB 확산을 위해 오사카NPO센터에서 개최하는 CB어워드는 지역 내 CB 모범사례를 알리고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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