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선관위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9명의 예비후보자들이 저마다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주한 시기에 본지는 각 후보자들의 정책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정책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지역개발 등과 관련한 17개 항목별 주요쟁점에 대한 입장과 함께 분야별 10문 10답으로 진행된 이번 정책설문조사는 예비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항목별 주요쟁점은 찬반 입장을 표시하도록 했으며, 10문 10답은 400자 이내로 답변을 작성하도록 했다. 또한 후보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좌표 위에 나타내도록 했다.ⓒ
김영진 진보, 윤영석 보수
후보자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까? 이번 정책설문조사에서 후보자에게 진보와 보수 가운데 어떤 가치를 옹호하는지에 대해 좌표 설정을 통해 스스로 답하게 한 결과 가장 진보적인 후보는 통합진보당 김영진 예비후보였으며,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후보는 새누리당 윤영석 예비후보였다.
중도(0) 기준 5단계로 진보와 보수 성향을 판단해달라는 질문에 김영진 후보는 진보5를 선택했으며, 윤영석 후보는 보수3을 선택했다. 중도(0)를 선택한 후보는 새누리당 박인 예비후보이고, 보수1 새누리당 박상준 예비후보, 보수2 새누리당 조문환ㆍ유재명ㆍ허범도 예비후보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로 평가했다.
민주통합당 송인배 예비후보는 진보1을 선택했으며, 새누리당 김정희 예비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진보2로 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미FTA 여야 엇갈린 태도
주요쟁점에 대한 후보자들의 찬반 입장을 물은 결과 대통령중임제 개헌,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입법화, 한반도 비핵화 유지 등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들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양극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듯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과 아파트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조문환 후보만이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회 날치기 비준 논란을 겪은 바 있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여야 후보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권 후보인 송인배ㆍ김영진 후보는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 반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모두 폐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교육분야에서는 각 후보들의 입장이 정당과 상관없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는 ‘반값등록금 도입’은 허범도 후보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은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ㆍ본고사 등 ‘대입3불 정책’에 대해서도 유재명ㆍ윤영석ㆍ조문환 폐지, 김정희ㆍ박인ㆍ박상준ㆍ송인배ㆍ김영진 폐지 반대, 허범도 후보는 이번에도 판단을 유보했다. 또한 고입연합고사 부활에 대해서 박상준ㆍ윤영석 후보가 찬성, 나머지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방의회 공천, 여는 폐지, 야는 유지
한미FTA 외에 지방의회 정당공천제도에 대해서도 여야 후보들은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들은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는 공천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각종 민영화 사업 가운데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KTX와 의료민영화에 관련해서는 윤영석 후보만이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검찰 개혁 방안 가운대 하나인 대검 중수부 폐지는 윤영석ㆍ조문환 반대, 허범도 유보, 나머지는 찬성이었다.
후보자들의 철학적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서 야권 후보는 모두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스스로 정치적 성향을 진보로 규정한 김정희 후보는 여권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찬성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최근 야권 후보 단일화가 논의되면서 선거 공통 공약을 검토되고 있는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에 대해서는 야권 후보 외에 김정희ㆍ박상준ㆍ유재명 후보가 찬성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점은 새누리당 후보의 경우 다양한 입장 차가 존재하는 반면 야권 후보인 송인배ㆍ김영진 후보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야권 단일화 과정에 정책적 연대 가능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