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청사 운영을 통해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여는 계기를 마련하겠다”ⓒ
지난 2일 북부동 옛 경찰서 자리에 시청 제2청사 개청식이 열렸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동연 시장을 비롯한 박희태 국회의원, 김종대 시의회 의장과 시ㆍ도의원 등 내ㆍ외빈과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제2청사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개청식에서 나동연 시장은 “제2청사는 지역균형발전을 만들어가는 시의 의지”라며 “시민들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 시장은 인사말에 앞서 시민들에게 원도심 활성화를 기원하는 함성을 요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원 역시 “선거 때부터 약속한 ‘큰 양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성과 가운데 하나”라며 “제2청사가 낙후된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 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시민들 역시 그동안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침체된 원도심이 제2청사 운영을 시작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원했다. 개청식에 앞서 이미 도시개발사업단, 상하수도사업소가 이전을 완료하면서 인근 식당가를 중심으로 제2청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점심시간 공무원들이 인근 식당을 찾는 모습은 경찰서 이전 이후 활기를 잃어버렸던 이 지역에서 새롭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제2청사 ‘원스톱민원봉사팀’ 운영
시는 지난해 2월 경찰서가 물금읍으로 이전함에 따라 부지와 건물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왔다. 계속되는 공공기관 이전과 상권 침체로 인해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대책 마련 요구가 높아지고 있던 가운데 옛 경찰서 활용 방안은 원도심 활성화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활용 방안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던 가운데 결국 시는 조직 일부를 이전해 제2청사로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세우고 지난해 옛 경찰서 매입과 리모델링 사업을 마무리했다.
시는 지난 2월 조직개편과 함께 도시개발사업단과 상하수도사업소를 제2청사에 이전,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조직개편 결과에 따라 제2청사에는 도시개발사업단(도시개발과ㆍ공공시설과ㆍ건축과ㆍ원스톱민원봉사팀)과 상하수도사업소(수도과ㆍ하수과) 2개국 6개과가 업무를 보게 됐다.
특히 새롭게 신설된 원스톱민원봉사팀은 건축과 공장, 토지 관련 인ㆍ허가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원스톱봉사팀은 건축허가와 건축물 사용승인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일반건축담당, 공장 설립 승인과 공장 건축 허가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공장건축담당, 개발행위허가와 도로점사용허가, 농지ㆍ산지전용허가 등의 업무를 맡은 토지허가담당 등 3개 담당이 운영돼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원도심 활성화, 이제 시작일 뿐
하지만 제2청사 운영만으로 원도심이 활성화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기존 경찰서 에 200여명의 경찰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도심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2청사 운영으로 100여명의 공무원이 업무를 보게 된 것만으로 원도심이 활성화되리라는 순진한 기대는 오히려 원도심 활성화에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원도심 활성화 용역을 통해 중앙ㆍ삼성ㆍ강서동 일대 원도심지역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모두 5개 구역으로 설정하고 구역별 발전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제2청사 운영 역시 계획에 포함돼 있다.
결국 지난해 마무리한 원도심 활성화 용역이 성과를 거두기 위한 첫 걸음으로 ‘제2청사 시대’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반면 계획 자체에 대한 우려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활성화 계획에 따르면 사업에 필요한 예산만 1천70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민자 유치와 국ㆍ도비 확보 등을 통해 시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과도한 예산 수립 자체가 시행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관 주도의 계획으로 주민이 소외되는 현상도 극복 대상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제2청사 시대’는 시와 주민이 민관협력체제를 마련해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는 노력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한 고민과 실천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