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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산에 올라 약수터에서 마신 물맛이 시원한 건 상쾌한 기분 탓일까, 아니면 정말 약수라 물맛이 다를까. 물을 약이라고 표현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런데 동의보감에는 몸에 좋은 물의 종류와 물을 마시는 방식을 3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다 똑같은 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따뜻한 물과 찬물을 반반씩 섞어 만드는 음양탕이나 정화수가 그 예다. 또 매일 먹는 물도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잘 마시면 병이 완화되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물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소개한다.
무심코 마시는 물
내 몸에 얼마나 어떻게 쓰이나?
체내에 수분이 2%만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게 되고, 5%가 부족하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체내 수분이 12% 이상 부족할 때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중요 성분이다. 사람은 열흘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피하지방 등에 의존해 살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물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으면 세포외액 농도가 짙어지고, 특히 여름철은 삼투압 현상으로 세포에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증을 일으키기 쉽다.
우리는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하루에 2.5L의 물을 몸에서 배출한다. 소변과 대변으로 1.5L, 호흡으로 0.5L, 피부에서 증발되는 양이 0.5L다. 그리고 우리가 마시는 물은 보통 마시는 물 1L와 음식에 포함된 물 1L로 수분을 보충한다.
인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분, 이렇게 우리가 마시는 물은 영양분의 흡수, 체온조절, 소화촉진, 혈액순환, 독소배출과 산소운반, 체형 유지, 음식물 이동과 관절의 용매 역할을 하는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중추적 작용을 하고 있다.
여름철 물 어떻게 해야 잘 마실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한 잔 마시자. 아침 기온이 높고 해가 일찍 뜨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물을 마셨을 때 위가 울렁거린다면 식생활과 생체리듬이 불규칙하다는 신호다. 우리 몸에서 수분이 부족하면 체내 장기에 열이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혈액의 끈적거림과 농도가 짙어지게 된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마시는 물은 혈액과 림프액이 되어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쌓이기 쉬운 노폐물을 흘려보내고 걸쭉해진 혈액을 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간식이나 디저트를 먹은 뒤에는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체내의 설탕을 분해할 때 칼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숙취 해소를 할 때도 물을 자주 많이 마시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 운동 중에 물은 적당히
벌컥벌컥 피하고 홀짝홀짝
물은 한 번에 들이키지 말고 시간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30분 동안에 반 컵 정도의 양을 홀짝홀짝 나눠 마신다. 성인에게 권장되는 하루 물 섭취량은 1.5~2L다. 하지만 수분 섭취량에는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충분한 수분이 들어왔다고 느끼면 더 이상의 물은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한도 이상의 물을 마시면 중추가 혼란에 빠져 더 이상 물 섭취를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운동 중 목이 마른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물을 마실 경우 세포 내 수분이 포화 상태가 되고 몸이 붓기 시작하면서 물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등산이나 테니스 등 장시간 야외 운동할 때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실 수 있으니 조절하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 선수들이 경기 중에 몇 모금씩만 규칙적으로 마시고 입만 헹구는 원리와도 같다.
잠들기 전 물 한 컵이
중장년층 암 예방 효과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은 한밤중부터 이른 아침에 걸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면하는 동안 수분이 날아가서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알지 못하는 사이에 500㎖ 정도의 수분을 배출한다. 때문에 혈액 농도가 높아지고, 혈관도 막히기 쉬워지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 물 한 잔을 마시면 요로계 암(방광암, 전립선암, 신장암 발암)의 발암물질이 쉽게 배출되기 때문에 수면직전 물 한 잔의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단, 신장이 좋지 않거나 간 경화증·심부전증·갑상선질환을 앓고 있다면 과도한 물 섭취가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부종성 질환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를 앓고 있는 환자는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증가돼 있어 환자는 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물만 마셔도 정말 살이 찔까?
물 없인 다이어트 성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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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기 약 30분 전 한두 컵의 물을 마시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탄수화물의 흡수와 소화를 돕는다. 결정적으로 체내 지방분해와 독소배출 효과가 있으므로 하루 1.5L 이상의 물은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위해 필수라 할 수 있다. 살이 찌는 체질은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다이어트 중 수분섭취를 줄일 경우 체내에 지방이 계속 쌓이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감량과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공복 시에 하루 8잔(2.5~3L) 정도의 물을 수시로 마셔 주는 것이 좋다.
단, 식사 중이나 식사 후 마시는 물은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 이는 위액을 묽게 해 소화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식사 후에는 혈당 수치를 높여 체지방 축적을 부추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