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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축분뇨, 새로운 자원이 되다
가축분뇨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2/11/13 13:42 수정 2012.11.13 01:46
③ 유럽선진사례탐방 2 - 네덜란드 가축분뇨전문처리업체 JOZ







<글 싣는 순서>

① 가축분뇨 해양투기 전면금지, 그 이후
② 유럽선진사례탐방1 - 스위스 이팅겐수도원 / 가축분뇨도 지역자원의 일부다
③ 유럽선진사례탐방2 - 네덜란드 가축분뇨전문처리업체 JOZ / 가축분뇨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다
④ 유럽선진사례탐방3 - 독일 양돈연구센터 /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로 거듭나다
⑤ 유럽선진사례탐방4 - 독일 본대학 유기농연구소 / 가축분뇨, 농업의 체질을 바꾸다
⑥ 양산의 가축분뇨 활용 현황 및 대안 모색


“최고의 품질을 농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다”

네덜란드 JOZ(요즈)는 가축분뇨처리전문회사다. JOZ는 축산농가에서 전통적으로 수작업을 통해 처리되던 가축분뇨를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을 개발, 현대식 축사를 통해 농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JOZ는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Jan Oostwouter)가 1948년 설립한 이후 52년간 3대에 걸쳐 다양한 방식의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가축분뇨처리 기술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현재 외손자인 릭 엘링(36, Rick Elling) 상임이사가 동생과 함께 3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가 축산업과 상관없는 제빵관련 일을 하다 분뇨처리 자동화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더럽고 귀찮은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가축분뇨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바라본 것이다.

현재 JOZ는 58명의 정규직 사원들이 일하고 있는 네덜란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JOZ의 경쟁력은 오직 가축분뇨처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자동화설비의 개발을 통해 축사설계와 건축, 사료공급, 환기시스템 등의 다양한 분야를 취급하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된다.

JOZ는 이 분야에서 네덜란드 전체 시장에서 5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외에도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35개국에 가축분뇨처리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JOZ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0년에는 1천만 유로, 2011년에는 1천23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1천280만 유로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분뇨처리에 도입된 혁신 마인드


“혁신 속에 미래가 있다(Innovation, there is where the future is)”

첨단산업에서나 들어볼 수 있을 법한 문구가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JOZ에서 강조되는 이유는 축산농가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JOZ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JOZ는 분뇨처리 자동화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인 결과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자동화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화시스템이 필요한 농가에서 구매신청이 들어오면 농가에 적합한 시스템을 컨설팅하고,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농가에 설치ㆍ관리까지 책임진다.

릭 엘링 상임이사는 “우리 회사는 컨설팅과 설치, 유지ㆍ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농민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며 JOZ만의 기술경쟁력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냈다.

JOZ는 꾸준한 기술개발을 위해 지역농가와 협력,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테스트하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기술을 이용한 분뇨처리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흡사 장수하늘소를 연상케 하는 분뇨처리로봇은 축사 내부의 움직임을 입력시켜 분뇨처리가 되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은 물론 자동충전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로봇청소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여기에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JOZ 본사에서 농가에 보급된 로봇의 상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도록 개발돼 설치와 유지ㆍ관리 전 과정을 책임지겠다는 JOZ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분뇨처리기술이 새로운 농가 경쟁력


JOZ의 기술력은 축산농가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

마케팅매니저인 샥 브롱크홀스트(38, Sjaak Bronkhorst)는 “JOZ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농가들은 인건비 절감과 함께 축사의 청결 상태를 항상 양호하게 유지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젖소사육농가의 경우 분뇨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해 젖소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 우유 생산량 증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축사 청결도가 우유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JOZ의 기술이 농가 입장에서도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농장에 분뇨처리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일손을 절약하고 생산량을 늘일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1인 농장의 꿈 현실화”

분뇨처리 자동화 도입 후
규모 확대·생산량 증가

네덜란드 북홀란드주에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얍얀 얀쳐스(46) 씨는 지난해 10월 축사를 확장ㆍ이전했다.
얍얀 씨는 아버지로부터 1993년 농장을 물려받아 운영을 책임지고 난 뒤 농장 규모를 늘리기 위해 고민해 왔다. 하지만 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와 혼자서 농장을 운영해야 하는 한계 탓에 축사를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다행히 북홀란드주에서 주거지와 떨어진 지역에 축사 확장 허가를 내주고  JOZ의 분뇨처리 자동화시스템을 농장에 도입함으로써 농장 확장이 가능하게 됐다.
얍얀 씨는 현재 70만㎡ 부지의 축사에서 60마리의 젖소를 사육해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젖소 1마리당 연간 11t가량의 분뇨를 처리하는 일이 골칫거리였다. 일일이 손으로 치워야 하는 분뇨 탓에 우유 생산량을 늘리고 싶었지만 사육 젖소를 늘릴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얍얀 씨는 JOZ와 협의한 후 축사 바닥에 슬라이딩 방식의 갈퀴를 설치해 분뇨를 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100마리까지 사육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전 수작업에 비해 새로운 자동화시스템은 설정에 따라 필요한 경우 수시로 분뇨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높은 인건비 탓에 분뇨 처리를 위해 별도의 인력을 사용할 수 없었던 한계를 자동화시스템으로 해결한 셈이다.
사료 공급, 우유 채취 등의 농장일 대부분이 자동화되었지만 분뇨처리만은 여전히 수작업을 해야 하는 탓에 1인 농장을 운영하기에 어려움을 겪다 JOZ의 특화된 기술로 인해 ‘1인 농장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얍얀 씨는 “혼자서 분뇨를 처리하다보니 일이 너무 많았고, 규모를 늘리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자동화시스템 도입 후 사육젖소를 늘일 수 있게 돼 우유 생산량이 늘어 더 큰 수익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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