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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축분뇨, 새로운 자원이 되다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로 거듭나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2/11/20 09:43 수정 2012.11.20 09:43
④ 유럽선진사례탐방3 - 독일 양돈연구센터







<글 싣는 순서>

① 가축분뇨 해양투기 전면금지, 그 이후
② 유럽선진사례탐방1 - 스위스 이팅겐수도원 / 가축분뇨도 지역자원의 일부다
③ 유럽선진사례탐방2 - 네덜란드 가축분뇨전문처리업체 JOZ / 가축분뇨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다
④ 유럽선진사례탐방3 - 독일 양돈연구센터 /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로 거듭나다
⑤ 유럽선진사례탐방4 - 독일 본대학 유기농연구소 / 가축분뇨, 농업의 체질을 바꾸다
⑥ 양산의 가축분뇨 활용 현황 및 대안 모색




독일 2024년까지 원전 폐쇄 정책 추진
축산업을 통한 에너지 절약ㆍ생산 연구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 뷔템베르크주 농업부 산하 연구기관인 복스베르그 양돈연구센터는 2007년 설립돼 돼지 사육에 필요한 인공수정에서 도축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연구하고, 대학과 유관 기관, 축산농가 등과 함께 협력모델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돼지 사육 외에 중요한 연구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축산업의 자원화’다.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변경, 오는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원전을 폐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 30여년 전부터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전기 생산에 활용해온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축분뇨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스베르그 양돈연구센터에서도 1998년 독일 신재생에너지관련 법이 통과함에 따라 연간 320만Kw의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도입했다. 이 같은 전력생산량은 독일 4인 가족 기준으로 600여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양돈연구센터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이곳에서 사육하고 있는 어미돼지(모돈) 250두와 새끼돼지(종돈) 4천여마리가 배설하는 하루 10t 규모의 분뇨를 퇴비와 전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곳에서 분뇨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되며, 이를 구체적인 경제적 가치로 수치화하고 있다.

양돈연구센터 빌헬름 프란츠 박사는 “가축분뇨 1t는 9.05유로에 해당하는 경제적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퇴비로써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되는 가축분뇨를 더 이상 폐기물로 불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독일 복스베르그 양돈연구센터 부지 내에 설치된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통해 연간 320만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가스 생산에 활용된 분뇨는 전량 퇴비화 과정을 거쳐 농가에 보급하는 등 가축분뇨를 통해 전기 생산과 퇴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가축분뇨에서 전기와 퇴비 생산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전기와 퇴비를 생산하는 원리는 배출된 가축분뇨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태워 발전기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스 배출 후 남게 되는 슬러지를 따로 모아 퇴비화하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바이오가스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축분뇨와 함께 사료용 옥수수를 섞어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양돈연구센터에서 새로운 실험을 통해 고민하고 있는 과제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통해 만들어진 퇴비에서 인(P) 성분을 제거하는 일이다.

독일 현행 법규상 일정 면적의 농지에 뿌릴 수 있는 퇴비량을 정해 놓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양의 퇴비가 농지에 뿌려질 경우 농지의 부영양화 현상과 함께 환경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발생하는 가축분뇨에서 나오는 퇴비량에 비해 농지면적이 적기 때문에 자원화된 퇴비가 오히려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센터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체 인 성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농지에 뿌릴 수 있는 분뇨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퇴비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비용을 들여 자원화한 퇴비를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퇴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한편 한국 역시 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 사업이 진행 중이다. 양산의 경우 내년 4월 운영을 목표로 유산동폐기물매립장 내에 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한 바이오가스화 시설이 공사 중이다. 또한 원동지역에서는 민간조합이 정부 지원을 받아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바이오가스를 통해 전체 가축분뇨 발생량의 20%가량을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고, 보급 확대를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가축분뇨 처리에 국한하지 않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터뷰] 빌헬름 프란츠 박사

“가축분뇨는 폐기물이 아닌 가치 있는 원자재로 인식해야”

↑↑ 빌헬름 프란츠 박사
복스베르그 양돈연구센터 빌헬름 프란츠 박사는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란츠 박사는 “가축분뇨는 가치 있는 원자재 중 하나다. 분뇨에는 질소(N), 삼산화인(P2O3), 산화칼륨(K2O), 산화칼슘(CaO)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퇴비로 가치가 높다”며 “이런 분뇨가 없으면 일반 농가에서는 따로 비료를 사서 밭에 뿌려야 하기 때문에 폐기물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바이오가스화 시설에 대해서도 “농가에서 축사를 운영할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럽지만 독일의 경우 바이오가스의 수익률을 10~12%로 가정할 때 12년이면 수익선에 도달한다.

순수 돼지만 사육할 때 수익률은 고작 5~6%에 불과해 20년 이상 걸린다고 보면 장기적으로 농가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가스 시설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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