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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축분뇨, 새로운 자원이 되다
가축분뇨, 농업의 체질을 바꾸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2/11/27 11:39 수정 2012.11.27 02:30
⑤ 유럽선진사례탐방4 - 독일 본대학교 유기농연구소










 <글 싣는 순서>


① 가축분뇨 해양투기 전면금지, 그 이후
② 유럽선진사례탐방1 - 스위스 이팅겐 수도원 / 가축분뇨도 지역자원의 일부다
③ 유럽선진사례탐방2 - 네덜란드 가축분뇨전문처리업체 JOZ / 가축분뇨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다
④ 유럽선진사례탐방3 - 독일 양돈연구센터 / 가축분뇨, 신재생에너지로 거듭나다
⑤ 유럽선진사례탐방4 - 독일 본대학교 유기농연구소 / 가축분뇨, 농업의 체질을 바꾸다
⑥ 양산의 가축분뇨 활용 현황 및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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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은 작물과 축산을 혼합하는 농업, 환경을 생각하는 농업, 사람을 생각하는 농업이다”

독일 본대학교 농과대학 유기농연구소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형태로 유기농의 발전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작물의 재배와 축산업과 농업의 결합, 지속가능한 자원의 순환 등 유기농법과 관련된 연구 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 

76만여㎡ 부지에 연구소와 축사, 경작지, 목초지 등을 갖춘 유기농연구소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형태로 유기농이 가지는 의미를 독일 사회에 보급ㆍ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경우 전체 농업 가운데 20% 가량이 유기농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유기농은 토양, 생태계, 그리고 인간의 건강을 도모하는 생산 구조를 말하며, 그 생산구조는 생태적 과정을 통해 종의 다양성과 순환이 지역 상황에 적합한 형태로 구현되며 부정적 효과를 동반하는 자원의 사용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풀이하면 농업에 생태적인 가치를 담아내고,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형태의 농업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 본대학교 유기농연구소는 축산업과 농업이 결합된 형태의 유기농법을 연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환경과 축산, 작물이 순환구조를 이루는 형태의 유기농이 새로운 대안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가축분뇨가 토지영양순환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축분뇨는 토지에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화학비료의 등장 이후 농업은 비약적인 생산량의 증가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양공급은 ‘순환’의 개념이 아닌 ‘착취’를 기본으로 한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토지의 영양을 최대한 갉아 먹는 방식인 셈이다.

그 결과 토지는 점점 피폐해지고 더 많은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유기농연구소는 이러한 농업의 형태가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현재 유기농연구소는 소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목초지와 경작지에 활용하면서 작물과 축산, 환경이 공존하는 영양순환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유기농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의선 연구원은 “유기농은 순환을 생각한다”며 “기존의 관행 농법들은 토양을 고려하지 않은 채 키울 작물만을 생각한 나머지 지속가능한 농업의 토대가 되는 토양의 건강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농업에서 작물의 생산성에만 중점을 둔 나머지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토지의 중요함을 잊고 있다는 것이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독일의 경우 이미 법적으로 축산농가들은 의무적으로 땅을 소유하고 축사에서 배출되는 분뇨를 그 땅에 처리토록 되어 있다. 사료로 사용되는 목초의 공급이나 가축들이 배설하는 분뇨의 처리에 있어서 토지가 필수적인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도를 한국에 곧 바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유기농의 보급ㆍ확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축산농가와 일반농가를 네트워크화해 분뇨 처리에 필요한 토지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친환경 농업, 유기농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유기농에서 가축분뇨의 활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노력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일부 유기농가들의 개별적인 노력을 뒷받침해줄 정부 차원의 제도적 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기농과 축산업의 네트워크를 통해 가축분뇨를 활용하는 방안은 미래 농업의 체질을 바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농업정책의 한 부분으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본대학교 유기농연구소는 자체적으로 경작지와 목초지, 축사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축사에서 배출되는 분뇨를 전량 경작지와 목초지에 활용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기농에 적합한 작물을 개발하고, 토지에 공급되는 영양소로써 가축분뇨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일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공동기획취재단 사진제공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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