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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 딛고 일어나 공무원 꿈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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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일어나 공무원 꿈 펼치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2/12/18 13:25 수정 2012.12.18 01:25




1년 6개월, 같은 처지의 중증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김승준(27, 신기동) 씨가 공무원 공부에 쏟은 시간이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올 11월 부산시 사회복지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17살 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
사회복지사의 꿈 꾸다


2002년 여름, 17세 소년이었던 김 씨는 원동 배내골 계곡의 얕은 수심을 생각하지 못하고 다이빙을 하다 사고가 났다. 그 사고로 경추 척수가 손상돼 사지 마비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사고가 절망감만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 김 씨는 오히려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로 삼았다.

“학생 때는 꿈이 없었어요. 그런데 병원에 있으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고 그때 철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떤 길을 걸을지도 결정하게 됐습니다”

2004년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김 씨는 사회복지사에 도전했다. 꿈에 대한 열정으로 부산대 사회복지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 2년 만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첫 사회생활
센터에서 또 다른 길을 찾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땄지만 김 씨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몰랐고 일을 할 상황도 되지 못했다. 그런 김 씨를 사회로 이끈 건 양산시지체장애인협회 권헌철 사무국장이었다. 김 씨는 권 씨에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사회로 나갔다.

김 씨는 일하면서 양산에 중증재가장애인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았다. 또 시가 장애인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부족함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난 11월 사회복지직 공무원 합격
중증장애인의 희망이 되다


“센터에서 장애인 조사 사업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짜서 제언합니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의 운영 시간확대, 장애인 연금 인상 등의 제언을 했어요. 당시 ‘활동보조서비스는 장애 등급에 따라 20~80시간씩 서비스를 받는다’라는 규정이 있었는데 한 달에 그 시간만 서비스를 받는 건 짧다고 생각했죠. 더 긴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를 조사하고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 시, 도청, 공공기관에 돌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받아들여지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공무원이 돼서 사람들을 돕는 게 더 빠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무원 공부를 하는 동안 김 씨를 힘들게 한 것은 공부가 아니었다. ‘과연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
설상가상 시험 시 장애인에게 지원되는 대필과 시간 연장 서비스도 신청하지 못했다. 필기에 합격할 거란 자신이 없었지만 김 씨는 당당히 합격했고 면접까지 통과했다.

내년 1월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김 씨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장애인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명의 장애인만 사회로 나오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만 많은 수의 장애인들이 함께 사회로 나온다면 사람들의 시선, 사회적인 인식도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중증재가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는 길을 만들어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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