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은 베풀면서 살아갈 겁니다. 받기만 하며 살아온 삶이니까 나도 남들을 위해 살아야죠”
유대성(70, 물금읍 가촌리) 씨의 하루는 봉사로 가득하다. 매일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 여섯 차례 물금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건수)에서 차량 봉사를 한다.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거나 아동센터 건물을 관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아동센터 구석구석 유 씨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유 씨가 물금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봉사를 위해 찾아간 북정지역아동센터에서는 그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물금지역아동센터의 이야기를 들었고 유 씨는 물금지역아동센터의 차량을 운전하기 시작했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삶의 원칙
남은 생 받은 만큼 베풀며 살고 싶어
일흔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유 씨가 봉사하는 이유는 자신이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군대 시절 사고로 가슴과 기관지를 다쳤습니다. 사고 이후 수술과 입원으로 매번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그 사고로 국가유공자가 돼 국가에서 나오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가가 절 돌봐주고 있는 만큼 저도 할 수 있는 한 어려운 분들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 씨는 병원 신세를 지지 않을 때마다 틈틈이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에서 봉사했다. 그렇게 봉사해 온 시간이 10년이었다. 2011년 다시 병이 악화돼 입원했다가 지난해 퇴원한 후 그가 찾아간 곳도 소록도 한센병마을이었다. 남은 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이 때문에 그곳에서 봉사할 수는 없었지만, 우연처럼 물금지역아동센터와 이곳의 아이들을 만나 그는 하루하루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마음의 문 닫은 아이를 위한 것은ⓒ
교육이 아니라 관심과 애정
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편부모가정이나 저소득가정 등 환경이 좋지 못한 아이들이다. 유 씨는 그런 환경 속에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학문이나 교육으로는 엇나간 아이들을 바로잡을 수 없어요. 지금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심과 사랑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입니다”
유 씨는 처음에 차갑게 굴고 삐뚤어진 모습을 보이던 아이들이 진심과 사랑으로 천천히 다가가자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줬을 때만큼 뿌듯한 것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어려움 속에 놓인 아이들이 더 많이 센터로 찾아와 가정에서 받지 못한 따뜻함을 채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터의 존재를 더 알려 많은 사람들을 위한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미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다른 꿈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원하는 건 물금지역아동센터가 아이들이 마음 놓고 찾아올 수 있는 센터, 그리고 교육과 사랑 등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이 되면 좋겠다, 그 하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