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아이 낳을 곳 없나요?”
웅상지역에 산부인과가 부족해 산모들이 부산이나 울산 등 인근 대도시로 원정 출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웅상지역 인구는 9만2천93명. 이 가운데 지역 내 가임여성 수는 2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웅상지역 산부인과는 3곳에 불과하고, 그 중 분만이 가능한 곳은 단 1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24시간 운영하는 병원은 1곳도 없었다.
부족하고, 부실한 산부인과 시설은 결국 산모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임신 3개월째라는 김아무개(32, 덕계동) 씨는 “이 근방에 젊은 엄마들이 많이 사는데 대부분 임신을 하면 처음부터 부산이나 울산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며 “분만을 할 수 있는 곳이 적고 24시간 병원과 산후조리시설도 없다 보니 멀어도 다른 지역의 병원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울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서아무개(35, 서창동) 씨도 “혹시 아이나 내가 위험한 상황이 되면 이곳에서는 대처가 잘 안 될 거라 생각해 다른 지역의 병원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선 산부인과는 이런 문제를 알고 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웅상지역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분만하려면 좋은 시설을 만들어야 하고 24시간 운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투자한다 해도 수요가 확보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병원 운영 자체가 어렵다”며 “거기다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가 나도 병원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분만실 운영이 힘들다”고 밝혔다.
결국, 시설 부족으로 웅상 산모들은 지역 내 산부인과를 꺼리고 환자 확보가 안 된 병원은 산부인과 병원 내부 투자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
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출산 장려금 혜택, 보육료 지원, 육아휴직 권장 등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역 내 산부인과 진료기반 문제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산모들과 가족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