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이면 웅상종합사회복지관은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와 흥겨운 추임새로 가득 찬다. 지난해 2월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만든 난타동아리 ‘희망두드림’의 연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훠이, 훠이”하는 힘찬 구령소리에 맞춰 난타북을 두드리는데 여념이 없는 이들은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5명의 결혼이주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이와 국적은 다르지만 박자에 맞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북채를 휘두르며 북을 치는 표정에는 신명이 넘쳐난다.
웅상복지관서 연습하며 공연 준비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웅상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떨치고 난타를 통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동아리다. 이곳에 소속해 있는 결혼이주여성은 마사코(49, 일본), 토모코(40, 일본), 하루미(38, 일본), 임나경(37, 중국), 뉴엔티람(26, 베트남) 등 공연 고정멤버 5명을 포함해 총 8명이다.
희망두드림 회장인 마사코 씨는 “저같이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젊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없다. 특히 웅상에는 다문화가정 모임이 따로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교류할 기회가 적다. 그런데 복지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동아리를 만들어 준 복지관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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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보여 시작한 난타지만 처음에는 쑥스러움에 자신 있게 임하지도 못했고 서로 간의 조화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김은숙 지도교사의 열정어린 가르침과 동아리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연습으로 결성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양산 다문화축제, 평생학습축제 등 여러 무대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토모코 씨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난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땀 흘리고 소리를 지르며 북을 치니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 이제 일주일에 한 번 난타를 하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 일주일 내내 기분이 좋지 않다”며 난타를 소개했다.
복지시설 위문공연으로 보람 찾아
지난 13일에는 ‘성요셉의 집’을 찾아 위문공연을 펼쳤다. 임나경 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지만 공연을 보시던 어르신들이 일어나 박수치고 춤추는 모습을 보니 너무 즐거웠다”며 “한국 사람들은 공연마다 같이 호응을 해줘 북을 치는 우리를 더 신나게 만든다”고 말했다.
난타 동아리 활동은 가족을 위해서만 쓰던 이들의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로 나갔을 때 다른 생김새와 서툰 한국말로 위축됐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마사코 씨는 “우리의 공연을 통해 ‘다문화가정 사람들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우리의 난타 실력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활동하면 한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가지는 선입견도 더 많이 사라질 거라 생각한다”며 활동 의지를 내보였다.
웅상종합사회복지관 조영주 복지사는 “희망두드림의 공연을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병원이든 사회복지시설이든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난타동아리가 결혼이주여성들이 앞으로도 더 자신감 있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희망두드림과 희망의 북소리를 함께 울리고 싶은 이들은 379-8657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