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여학생들이 통기타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처음 서는 방송무대지만 떨리는 기색 하나 없이 노래를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의 노래가 아닌 옛 향수 가득한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반주가 기타 선율로 흐르고 마이크를 든 학생은 능숙하고 맛깔나게 노래를 불렀다. 무대 중간마다 객석을 향해 마이크를 넘기는 여유와 가사에 맞는 몸짓까지 더해 무대를 펼쳐나갔다. 이들의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달 15일 방송된 KNN ‘쇼 TV 유랑극단’에 출연했던 ‘양상추’ 팀의 무대 모습이다. ‘양상추’ 팀의 이하나(20, 기타), 김가현(19, 보컬) 학생은 팀 명인 양상추(양산 상큼이들 추가요)답게 상큼하고 발랄한 소녀들이었다.
중학교 밴드부에서 만난 두 사람은 5년 동안 친자매처럼, 친구처럼 지내오며 함께 음악을 해왔다. 양산청소년축제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열렸던 가요제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달 KNN ‘쇼 TV 유랑극단’ 통기타 콘테스트에 출연해 끼를 발산했다.
↑↑ 양상추 팀의 이하나(사진 왼쪽), 김가현(사진 오른쪽) 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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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학생의 말처럼 양상추 팀은 유랑극단 통기타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야외 공연도 많이 해보고 무대에도 많이 섰지만, 방송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들에겐 설렘과 기쁨이었다.
“저희가 선곡하고 힘들게 아이디어를 내서 편곡한 무대로 인정을 받으니 너무 좋았어요” (하나 학생)
올해 열릴 ‘슈퍼스타K’를 준비하고 있는 두 학생이지만 이들의 꿈이 무대에서 한 번에 대중의 주목을 받고 사랑받는 가수는 아니다. 이들은 지금 당장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음악가’가 꿈이다.
“많은 아이들이 ‘연예인’이 되기 위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화려한 겉모습만 바라고 하는 거잖아요. 진정한 음악의 깊이도 알지 못하고 음악이 주는 즐거움도 알지 못하고. 저는 지금 당장 잘 되진 못하더라도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가수’가 될 거에요”(가현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