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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라진 공든 탑?
사회

사라진 공든 탑?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입력 2013/03/26 09:32 수정 2013.03.26 01:32
북정 공단입구사거리 경관조형물 4년 만에 철거

주먹구구식 조형물 설치… 예산 낭비 현실화



억대가 넘는 조형물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다 결국 철거됐다.

지난 24일 시는 북정동 공단입구사거리에 설치된 경관조형물을 도시미관 저해와 시민안전 위협 등의 이유로 철거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이 조형물은 지난 2009년 국도35호선 신기교~북정교 구간을 확장하면서 설치됐다. 당시 공단입구사거리에 ‘햇불’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된 것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양산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본지 272호, 2009년 3월 17일자>

시는 2008년 경남도로부터 시 경계정비사업비 10억원을 확보해 용당동과 동면 사송리에 시 경계를 표시하는 조형물을 설치한 뒤 잔여사업비 1억7천만원을 공단입구사거리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사용했다. 또한 야간조명을 설치하기 위해 6천5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도 했다. 결국 2억원이 넘는 혈세가 하루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셈이다.

이 조형물은 설치 당시부터 위치 선정이나 형태 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시가 철거를 결정한 배경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위치 선정에서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공단입구사거리 교통섬 2곳에 설치된 조형물은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횡단보도 바로 앞에 설치된 조형물로 인해 보행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더욱이 개통을 앞두고 있는 국지도60호선 1단계 구간으로 인해 차량통행량이 늘어날 경우 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철거를 결정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다. 

형태 역시 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알리는 햇불의 형상을 담아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이라는 시민들의 비야냥을 받기 일쑤였다. 당초 빨간 색으로 제작되었지만 지나치게 시선을 끈다는 이유로 하얀 색으로 변경하는 등 사전에 철저한 계획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2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설치한 조형물이 시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다 예산만 낭비한 채 철거되는 운명에 처한 셈이다.

시는 이곳 외에도 시 경계지역, 도심 곳곳에 경관조형물과 분수, 조명시설을 설치한 바 있다.

하지만 설치 이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조형물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여론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인해 시가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도와 달리 시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욱이 설치된 조형물을 관리ㆍ운영하는 과정에서 해마다 수천만원의 유지비가 사용되고 있어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조형물 설치 사업이 ‘예산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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