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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나눌 수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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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수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04/23 09:30 수정 2013.04.23 09:30
매달 웅상지역 어르신 모시고 식사 대접하는

소주동 ‘진주옻닭’ 김종규ㆍ최지미 씨 부부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어르신들께 맛있는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소주동에서 ‘진주옻닭’을 운영하는 김종규(65)ㆍ최지미(61) 씨 부부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1년 식당을 개업한 김 씨 부부는 개업 직후부터 웅상지역 어르신들에게 매달 둘째 주 수요일 무료로 점심을 대접해오고 있다. 시작은 단순했다.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이 직접 사드시기엔 어려운 음식인 옻닭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이런 음식은 잘 안 드십니다. 비싸니까요. 그래서 더 대접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도 어르신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건 당연한 거죠”

김 씨 부부의 가게가 운영이 잘 돼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어르신들께 식사 대접을 하다 보면 적자를 기록하는 달도 있다. 그래도 식사 대접을 이어가는 이유는 돈으로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어르신들을 위해 쓰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큰 기쁨이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저는 평범한 사람이기에 어느 집에 어르신들이 사는지 모릅니다. 매번 이ㆍ통장님의 도움을 받고 있고 그분들이 모시고 오는 어르신들에게 점심만 대접했을 뿐인데 이 일이 신문에 날 만한 일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부모님 식사라 여겨

매달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저희가 좋아서 하는 활동입니다. 봉사도 아니에요. 식당에서 음식을 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특히 저는 가만히 있기만 합니다. 제 부인이 요리하고 서빙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바쁘고 저는 그냥 어르신들 식사하시는 거 보고만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말을 듣고 있던 부인 최지미 씨는 남편인 김 씨가 정말 하나도 안 도와줘서 힘들다며 장난스레 맞장구를 쳤다.

최 씨는 “이 나이에 음식을 준비하고 대접하는 일이 힘든 일인건 맞죠. 하지만 맛있게 드시고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힘들었던 것도 다 잊게 만듭니다”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고 여러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까지 나눌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김 씨 부부. 이들은 말한다.

“저희가 식당을 운영하는 동안에는 계속 식사 대접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식당을 열었을 때부터 마음먹은 일이기도 하고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됐으니까요. 저희가 대접하는 소박한 점심 한 끼일 뿐이지만 많은 어르신들이 그 한 끼를 기쁘게 드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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